매일신문

유족·부상자 무료 정신치료

"대구지하철 참사로 충격과 슬픔에 잠긴 유족과 부상자들이 겪는 마음의 고통을 덜어 드리겠습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이번 참사로 인해 유족과 부상자는 물론 생존자들도 충격에 따른 정신적 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신경정신과개원의협의회 대구·경북지부(회장 염우권)는 21일부터 각 의원별로 유가족과 부상자를 대상으로 무료 진료를 실시하기로 했다.

참가하는 의원은 대구지역에 개원 중인 신경정신과 및 정신과 42곳. 이들 의원은 유족과 부상자들에 대한 상담을 거쳐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무료로 해 준다.

또 정신과가 없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부상자들이 정신과 진료를 희망할 경우 병실을 방문해 치료를 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대형참사로 인해 우려되는 대표적인 정신과 질환은 '급성스트레스'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급성스트레스는 불행에 대한 근심, 운동성 긴장(긴장성 두통·전율 등), 자율신경 기능의 항진(발한·빈맥·어지러움 등), 집중력 감소, 과잉행동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같은 증상이 48시간 이상 지속되면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한다.

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충격을 받은 후 수 개월, 수 년이 지난 뒤에도 악몽과 불안이 지속된다.

일부 월남전 참전 용사들이 아직까지 전쟁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표적 사례이다.

지난 1995년 대구지하철 가스폭발사고 이후 유족들과 부상자들 중 일부가 이같은 질환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채성수 우리정신과 원장은 "정신적 충격은 시간이 흐르면 다소 완화되지만 불안과 우울 증상이 지속될 경우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마음의 고통을 받는 유족과 부상자들이 정신과 진료를 받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무료 진료를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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