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남매를 모두 잃어버린 김창윤(50.포항) 정경숙(48)씨 부부는 21일 자녀들의 모습이 찍힌 지하철역 CCTV 화면을 보고는 힘 없이 주저앉아 버렸다. 이미 울 힘도 없는 모양이었다.
이 화면은 사고수습 대책위에서 전전날 실종자 가족들에게 공개했었지만 김씨 부부는 이날에야 친지가 복사해 온 것을 볼 수 있었던 것. 그 화면에는 딸 향진(23.여)씨의 계명대 졸업식에 참석하려 누나와 함께 용계역에서 지하철을 타는 아들 철환(21.중앙대)씨 모습도 희미하나마 확인되고 있었다. 남매는 사고 당일 포항 집을 출발해 지하철을 탔었다.
딸이 졸업을 앞두고 그 어렵다는 취업에까지 성공해 온 가족이 반가와 하던 중이었고, 부모들도 다른 일을 본 후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에서 만나 졸업식에 함께 참석키로 약속한 뒤였다.
"분명 내 아들 딸입니다. 휴대폰 위치 추적에서도 철환이는 오전 9시53분, 향진이는 10시55분쯤 중앙로역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대책본부는 화면이 흐려 실종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부부는 자녀들을 잃는 것은 이미 각오한 듯 했다. 더 답답한 것은 당국의 무성의한 대처라고 했다.
"자식을 잃은 것만으로도 가슴이 찢기는데 장례조차 못치르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자식을 찾아 영정에 국화라도 올려야 할 것 아닙니까? 아이들이 두 번 죽는 것 같습니다". 부부는 서울.광주에서까지 친척들이 달려와 며칠째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있다며 제발 그들이 하루라도 빨리 생업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애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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