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정우 교수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는 23일 신설되는 대통령정책실장(장관급)에 대통령직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인 이정우(53) 경북대교수를, 국가안보보좌관(장관급)에 나종일(63) 주영국대사를 내정하는 등 대통령비서실 인선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의 청와대는 문희상 비서실장과 이 정책실장, 나 국가안보보좌관의 3각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노 당선자는 차관급인 정책수석비서관에 권오규(51) 조달청장, 외교보좌관에 반기문(59) 외교통상부 본부대사, 국방보좌관에 김희상(58) 전 국방대 총장, 정보과학기술보좌관에 김태유(52) 서울대공대교수를 내정했다.

노 당선자는 또 민정수석실 사정비서관에 옷로비 사건 특별검사보를 지낸 양인석(46) 변호사, 비서실장 직속의 정책프로세스개선 비서관에 전기정(46) 상명대 교수, 제2부속실장에 김경윤(40·여) 숙명여대 아동복지학 강사를 각각 내정했다.

인수위 정순균 대변인은 "이 교수를 대통령정책실장에 내정한 것은 내각의 경제팀은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정책실은 개혁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노 당선자의 뜻이 반영된 것이다"며 "나 대사는 학자 시절부터 노 당선자와 오랫동안 정책 조율을 해왔고 가치와 철학을 공유해왔다"고 설명했다.

◈ 이정우 정책실장 내정자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 내정자는 24일 "대구에서 와서 지하철 참사의 아픔이 가시지 않아 마음이 대단히 무겁다"면서 소회를 피력했다.

이 내정자는 또 자신이 학자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제 능력에 비해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면서 "모르는 일이 대단히 많지만 배워가면서 하겠다"고 말했다.

-정책실장과 정책수석, 경제보좌관 의 역학 관계와 역할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나.

▲정책실장과 정책수석은 실장과 부실장 개념으로 보는게 좋겠다. 저는 학계에 있었고 권오규 수석내정자는 관계에 오래 몸 담아 이론과 실제를 잘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다. 경제보좌관은 대통령에 대한 보좌다. 경제교사 노릇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책실장 맡으라는 말은 언제 들었나

▲며칠 전에 한 번 (노무현 당선자의)말씀이 있었다. 그 때 능력이 부족하다며 고사했다. 저는 학교로 가서 가르치는 것이 능력과 적성에 가장 맞다며 다른 유능한 사람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어제 갑자기 발표를 보고서 중책을 맡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정책실장과 비서실장 업무가 중복되지는 않나.

▲정책실장은 정책을 담당하는 것이므로 선이 그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인수위 때 (문희상 실장을)여러번 뵈었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집행과 입안중 어느 쪽에 중점을 두게 되는가.

▲정책입안 기능이 강화될 것이다. 12대 국정과제를 마련했으니까 그 점에 주안점을 두게 될 것이다.

◈ 인수기간 한번도 구설수 안올라

이정우 정책실장 내정자는 55일간의 인수위 기간동안 단 한차례도 구설수에 오르지 않은 거의 유일한 인사다.

그만큼 이 내정자는 입이 무겁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아 인수위 활동 초반에는 별다른 하마평에 오르지 않았으나 그의 선비기질이 주목받은데 이어 경제1분과 인수위원들이 인수위 활동을 종료하면서 정책실장으로 강력히 천거하면서 중용가능성이 예상됐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 하버드대에서 빈곤문제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경북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정책 자문을 맡아오다가 16대 대통령직인수위에 참여했다. 특히 지난 연말 발표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논문은 한국경제의 50년사를 집약, 새정부의 경제정책을 입안하는 지침서가 됐다는 후문도 들린다.

특히 그는 인수위 활동 막판 인사에 관심을 갖는 일부 인수위 간사들과는 달리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선언, 강의준비를 하기도 하는 등 마음을 비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1일 열린 인수위 활동 평가회에서는 노 당선자에게 "심심한 대통령이 돼 충분한 정책구상이나 결정과정에서 시간여유를 갖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고언을 하기도 했다.

하버드대 유학시절 그가 지도교수의 이론과 상반되는 이론을 제시, "당신은 수업에 참석하지 않아도 졸업장을 주겠다"고 말할 정도로 학문적 업적을 인정받기도 했다.

77년부터 경북대교수로 재직해 온 그는 '대구사회연구소'에서 활동하면서 지역내 진보성향 지식인들의 모임을 이끌어오기도 했다.

▲대구출생(53)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 하버드대 박사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한국경제발전학회 회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경제노동분과위원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

청와대 진용구축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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