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를 계기로 국내 난연성(難燃性) 섬유 시장이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1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지하철사고 후속 대책회의를 열고 2000년 3월 도시철도법 안전기준이 제정되기 전에 만들어진 서울.부산.대구.인천 등의 모든 전동차(6천300량) 내장재를 안전기준에 맞게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도시철도법 안전기준은 전동차 내장재는 불연성 재질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불연재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난연재를 써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화섬업체 및 학계는 불연성 자재의 사용이 불가능한 전동차 기존 내장재중 인화성이 강하고 유독가스를 내뿜는 객실시트(폴리에스테르 모켓) 및 패드(폴리우레탄)경우 난연성 섬유제품으로의 교체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난연성 섬유는 불에 타지 않는 특성을 바탕으로 의류용, 이불, 담요뿐 아니라 커튼, 소파, 카펫 등 인테리어용, 자동차, 항공기, 철도의 각종 내장재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엔 국내외 제조물책임법(PL법) 발효에 따라 그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영남대 섬유패션학부 손태원 교수는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폴리에스테르, 면, 모 등 각종 원사에 불에 잘 타지 않는 할로겐, 인, 실리콘계열의 난연제를 첨가해 지하철 객실 의자 등을 만드는게 일반화돼 있다"며 "우리의 경우 난연성 섬유 개발에 성공하고도 제품 가격이 일반제품보다 2배 이상 높다는 이유로 사용을 외면해 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내 난연사 생산업체는 효성, 휴비스, SK케미칼, 새한 등 6개 회사에 이르고 있지만 거의 모든 업체가 내수보다는 수출시장에 주력해 왔다는 것.
효성은 월 60t 규모의 폴리에스터 난연사 '파이렉스'를 생산하고 있고, 지난 95년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인(P)계 난연제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새한은 최근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등 세계 각국에서 난연 인증을 획득했다.
코오롱 영남지사 허인규 기술지원팀장은 "지하철 대참사를 계기로 수출 중심이었던 난연성 섬유의 내수 시장 확대가 확실시된다"며 기존 업체들의 국내 판매망 강화 및 생산설비 증설과 타 화섬업체들의 신규 진출이 속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화섬업체들은 또 지하철 이외의 다른 분야에서도 난연성 섬유제품 사용이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내 장식재로 화재에 취약한 커튼, 카펫, 소파 등의 섬유제품은 소방법에 따라 약품에 의한 방염 처리를 하고 있지만 국내 제작 및 검사기준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인데다 기준을 만족한다고 해도 방염제 자체의 인화성과 유독성이 심해 불이 번졌을 때는 오히려 피해를 키우기 쉽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한국화섬협회는 다음달 자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실내 인테리어재의 난연성 섬유사용 법제화를 추진키로 하고 선진국 사례 등을 검토한 후 오는 10월쯤 관련 보고서를 작성, 정부에 정식 건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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