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집 주치의-임신부의 생활

산부인과를 찾는 임신부들이 자주 하는 질문들이 있다.

'입덧이 심해 잘 먹지 못하는데 태아가 잘 클 수 있을까', '임신 중에 보약이나 영양제를 먹어야 하나', '임신 중 운동을 어느 정도 해야 하나' 등이다.

임신부는 일반인보다 하루 300kcal 정도를 더 섭취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론 100~150kcal 정도만 추가하면 충분하다.

2차 세계대전 중 식량공급이 제대로 안된 유럽지역 산모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하루 450kcal 정도 밖에 섭취하지 못했지만 대부분 정상적인 아기를 낳았다.

즉 임신 전 건강했던 산모의 경우 임신 중 영양섭취 상태가 태아 발육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요즘은 영양 과잉으로 인한 체중 증가가 더 문제가 된다.

산모의 체중 증가는 과체중아를 낳을 수 있고, 이는 제왕절개술의 빈도를 높이는 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

철분은 임신 중기(임신 20주)부터 반드시 섭취해야 할 영양소이다.

이 시기에는 태아와 태반 및 모체가 필요한 철분 요구량이 늘어나고 이를 보충해 주지 않으면 임신부의 70%가 임신 말기에 빈혈로 고생을 한다.

철분은 음식물로써 거의 보충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보조제를 활용하는 게 좋다.

직장 생활 등으로 임신부들의 활동량은 예전보다 크게 늘었다.

몹시 피로하거나 격렬한 운동이 아니라면 운동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규칙적인 운동은 임신부의 정신건강이나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며 출산을 위한 신경근육계의 준비를 위해서도 좋다.

조금 강도있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 사람들은 분만을 쉽게 할 수 있고 자연분만을 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전혀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임신 중 심한 운동을 시작하거나 임신성 고혈압이나 자궁내 발육 지연 등 합병증을 가진 임신부들은 운동을 제한해야 한다.

여행을 꺼릴 이유는 없다.

그러나 임신 초기(8주 이내)와 임신 32주 이후에는 장거리 항공여행은 조심해야 한다.

장거리 항공여행의 가장 큰 문제는 여행 중 출혈이나 조기 진통 같은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자동차 여행 중에는 임신부는 반드시 안전띠를 착용해야 한다.

글:김교영기자

도움말:정재형 원장(미즈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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