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무실에선 무슨 일 하나

지하철 참사 수사본부는 역무실 내 모니터 감시를 소홀히 해 화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해서 중앙로역 역무원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혐의가 불분명하다"며 보강 수사를 지시했다.

과연 지하철 역에서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어떤 장비 감시해야 하나? = 지난 23일 오후 찾아갔던 ㅅ역 역무실에는 여러 대의 모니터가 있었다.

해당 역을 드나들 때의 전동차 모습을 비춰주는 것은 물론이고 대합실.승강기 상황도 파악할 수 있게 하려는 것. 전동차 교신 내용을 들을 수 있는 통신장치, 종합사령팀과 연결된 핫라인, 비상 전화도 있었고, 화재경보 수신 장치도 갖춰져 있었다.

ㄷ역의 한 역무원은 "5대의 모니터 중 2대는 진입하는 대곡행 전동차의 앞과 뒤, 2대는 안심행 전동차의 앞과 뒤를 비춰준다"고 했다.

나머지 1대는 대합실이나 승강기(설치된 역의 경우)를 비추고 있다가 전동차가 들어올 때는 대상을 바꿔 전동차 전체를 비춰준다고 했다.

◇근무자 많아야 5명 = 이런 시설과 업무를 가진 ㅅ지하철역의 공시(共時, 같은 시간대) 근무자는 다해야 4명이었다.

주책임자(역장 등) 1명, 역무실 근무자(서무) 1명, 매표소 근무자 1명, 대합실 근무자 1명 등이 그들. 대구지하철 대부분 역 근무자가 3~4명이라고 했다.

사고가 난 중앙로역은 대구에서도 제일 큰 역. 때문에 총 근무자가 6명으로 상대적으로 많다.

하지만 사고 당시에는 5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2명이 휴가를 가고 대신 인근 명덕역에서 1명이 지원 나와 있었던 것. 주책임자 1명, 매표소 2명, 대합실(중앙게이트) 1명, 역무실 1명 등으로 나뉘어 있었다.

당시 주책임자였던 이규용(40)씨와 근무자 박기찬(32) 박성주(32) 이정우(31)씨는 곽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명덕역에서 지원 나온 신영조(30)씨는 동산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다.

◇역무실에만 3명 필요 = 이번에 문제된 모니터 감시는 역무실 근무자 몫이다.

화재 등 비상 상황의 운전사령실 보고, 화재 현장확인, 119 신고, 현장 역무원 지휘 등 여러가지 일을 해야 한다.

역사 안 화재 경보상황을 가장 먼저 점검하고 모니터 화면으로도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 것.

그러나 실제로는 화면에만 집중하고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실내에서는 모니터를 감시하면서 각종 행정업무 및 수입금 관리를 맡아야 할 뿐 아니라, 역무실 밖의 각종 시설 점검 업무까지 수행해야 하기때문. 장애인 리프트 이용 요청 신호가 오면 더 멀리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한 역무원은 "최소 3명 정도가 역무실에 상주해야 비상사태에 어느 정도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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