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책

▲왜 사냐면…웃지요(김열규 지음)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웃는 얼굴에 침 뱉는 사회에 살고 있다.

웃음을 잃어버린 한국인들. 얼마전 계명대 첫 석좌교수로 임명된 김열규 교수(한국학)가 한국인의 웃음과 내력, 그 속에 숨겨진 미학을 담은 '왜 사냐면… 웃지요'를 펴냈다.

한국인만큼 웃음을 다양하게 표현해온 민족은 드물다.

'히히'와 '호호'가 다르고 '하하'와 '헤헤'가 틀리다.

또 '이'가 하나 더 붙어 '이히히'가 되면 달밤에 귀신 소리를 연상케 된다.

웃음을 통해 이처럼 미세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는 한국어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생활속에서 그 많던 웃음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싸움질이 오가는 정치판뿐 아니라 온 사회가 '웃음 기근'이다.

감정경색과 정서경화증에 걸린 상태다.

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멋스런 웃음을 간직해 왔는지 그리고 그 웃음속에 인생을 살아가는 '비법'이 담겨 있음을 강조한다.

그는 "웃음은 인간 관계이면서 동시에 인품 관리이기도 하다"며 "우리 사회가 웃음의 중요성을 잃어버린 것 같아 책을 내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촌놈, 김용택 극장에 가다 2(김용택 지음)

'섬진강 시인' 김용택씨는 영화광이다.

같은 제목의 첫 번째 책을 낼 때는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다녔으나, 지금은 그 아이들이 다 커 외지로 공부하러 나가는 바람에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러 다닌다.

33꼭지에 이르는 시골 시인의 영화 감상문이다.

으레 잘 되고, 못 되고 평을 할만도 한데 그는 따뜻한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본다.

'우리 어머니도 영화 보러 극장에 가셨다'는 제목을 붙인 '집으로' 감상문은 이 책의 압권이다.

"어쩌면 그렇게 영그락나게(또렷하게) 시골하고 똑 같다냐. 영화 만드신 선생님, 좋은 영화 맹그러 나까장 보게 해서 고맙소. 나중에 또 하나 만드시오"라는 어머니의 영화평은 극적이다.

'파이란', '친구',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배우들의 깡패 연기에 넋을 빼앗기고, '오아시스'에서 삶의 가능성을, '봄날은 간다'에선 떠나간 여자가 떠올라 철 없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소박(?)하게도 자기가 본 영화 중에 '무조건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로 '다이 하드'를 꼽는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오직 남을 위해 태어난 사람(박동희 지음)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부부의 인연을 맺어 한평생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하며 지금은 경북지역 6개 중·고교 재단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인재양성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활동에 매진해온 육영사업가 박병립·이육주 부부의 어린이용 현존 인물전.

어릴적 뇌막염으로 말 못하게 된 박병립을 남편으로 맞고, 역시 말 못하는 어머니를 모시던 이육주를 아내로 맞이한 이들 부부의 일생은 말그대로 '오직 남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주위 평가를 받게 된 것.

저자 박동희는 이들 부부의 현존 인물전을 쓰기 위해 박병립씨와의 필담과 이육주여사와의 대담은 물론 5·16 민족상을 수상한 이육주여사의 실화를 토대로 한 영화극본 '별을 보며 한세상'을 비롯, 기존의 여러 자료들을 참조했다.

또 컬러삽화를 곁들어 어린이들이 읽기 쉽도록 편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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