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험생 클리닉-잠만은 충분히 자라

자정을 훨씬 넘은 시각의 밤거리에는 학교나 독서실에서 입시준비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로 때아닌 하교길이 펼쳐지곤 한다.

그들이 잠은 언제 자는지 걱정스럽다.

과거에는 '수면은 죽음의 4촌'이라며 잠자는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나, 1953년 이후 연구를 통해서 수면의 기능이 밝혀졌다.

수면의 중요한 기능으로는 ① 특히 중추신경계의 낮 동안 소모되고 손상된 부분을 회복시키며, ②낮 동안의 생존기능과 본능적 보존기능을 잘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③낮 동안 학습된 정보를 재정리하여 재학습 및 기억시키며, ④불쾌하고 불안한 감정들을 꿈과 정보처리를 통해 정화시키는 감정조절기능 등이 있다.

청소년 시기는 유아기 이후에 가장 빠른 신체적 성장과 발육이 되며, 수면시간에는 개인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10대들은 10대 이전보다 수면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체가 원하는 만큼 잠을 잘 수 있다면 10대들은 밤에 평균 9시간 정도 잠을 자게 되나, 일반적으로 잠을 1~2시간 정도 적게, 수험생의 경우에는 더욱 수면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이러한 수면 부족 시 예상할 수 있는 결과는 수업시간에 졸거나 주말에 늦게 일어나게 된다.

잠자는 시간뿐만 아니라 잠을 효율적으로 잘 잘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즉, 얕은 잠, 깊은 잠, 꿈꾸는 잠이 적절히 이루어져야 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날 수 있다.

우리 몸에 생체리듬이 있는데 이는 내적 시계에 의해 조절되기도 하며, 외적요인(태양의 강도, 빛, 식사, 시계, 업무시간, 기상 및 수면시간 등)에 의해서도 조절된다.

수면리듬을 잘 조절해야 낮동안의 학습, 집중 등의 활동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

만약 수면에 문제가 생긴다면 대부분은 일시적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으나, 때로는 원인에 따른 치료가 필요할 경우도 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충분한 수면시간을 취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험생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수면건강을 위해서 수면환경요법을 소개한다.

① 규칙적인 기상시간을 지킬 것 ② 잠 잘 때만 침상에 있을 것으로서, 침상에서 독서, TV 시청 등을 피할 것 ③ 불규칙한 낮잠을 피할 것 ④ 충분한 시간 수면으로 상쾌한 기분으로 기상할 것 ⑤수면환경을 안락하고, 조용하며, 따뜻하게 할 것 ⑥ 적당한 운동량과 자극을 유지할 것이나 자기전의 심한 운동은 피할 것 ⑦ 저녁시간에 자극적인 것을 피할 것⑧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잠자기 전에 20분 정도 뜨거운 샤워를 해볼 것 ⑨ 규칙적 식사시간과 수면 전에는 과식을 피할 것 ⑩ 술, 담배, 각성음료 등 중추신경계 작용 물질을 피할 것 ⑪ 정기적으로 저녁에 이완요법(근육이완, 명상 등)을 시행해 볼 것 ⑫ 자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지 말 것 ⑬ 잠이 오지 않을 때, 억지로 자려하지 말고 일어나서 지루한 책읽기 등을 해볼 것 ⑭ 시계를 자꾸 보게 되면 시계를 감추어 버릴 것 ⑮ 낮에 복잡하고 나쁜 감정이 있더라도 자기 전에는 정리하여 단순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는 습관을 가질 것

정철호(동산의료원 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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