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동차 보완작업 '졸속' 우려

대구지하철 1호선 전동차 204량에 대한 실내 보완작업이 오는 12월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시공회사측이 공기단축 및 전동차내 기존 일부 가연성 부품의 재사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화재 안전문제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시공회사인 로템측이 지난 26일 국회 산자위 소속 백승홍 의원에게 제출한 사고전동차 실내 보완작업 일정 및 가격 보고서에 따르면 당초 10개월로 예정돼 있던 보완작업을 7개월로 단축하고 한 량 당 내부설비 비용도 2억원 가량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내 보완작업 일정 단축과 관련, 로템사는 "재료 개발 및 내연성 실험 기간을 당초 5개월에서 1.2개월 정도 줄일 수 있고 설치기간도 1개월 가량 단축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전동차 재난 방지 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단계인 개발.시험기간이 대폭 단축된다면 안정성에 대한 검토기간 또한 줄어들어 안전문제가 재발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개발.시험작업은 2달 가량 안전 설계작업과 병행 추진하게 돼 있어 이 기간 동안은 개발.시험작업에 회사측의 노력이 집중되지 못해 불연재 개발 및 시험작업이 졸속으로 진행될 우려도 있다.

이와함께 시공사측이 재난 관련 부품들과 전동차의 조립.설치기간을 당초 계획보다 무려 절반가량을 줄이려 하고 있어 자칫 부실공사 시비도 생길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내부설비 비용 축소 계획과 관련, 로템사측은 차량연결 부분의 포장역할을 하는 연결막과 내부전선, 외장페인트, 유리창을 지지하고 있는 고무류에 대해 "작업이 번거롭고 화재시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은 부품을 기존 사용재료로 대체할 경우 량당 시설 변경비용이 5억5천만원에서 3억여원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기존자재를 사용할 뜻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대구 지하철 화재에서 알수 있듯이 화재가 발생하면 외부 철구조물까지 녹여 버린다"며 "전선, 연결막, 고무류, 외장 페인트 등을 불연재로 바꾸지 않으면 화재시 유독개스의 양은 줄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로템사측이 기존 사양을 고집하고 있는 부품 중에는 이번 대구화재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던 화재감지장치, 인터폰, 비상핸들 등 안전관련 자제도 포함돼 있어 재검토 필요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편 백 의원은 "대구 시민이 현재 생각하고 있는 것은 재발 방지 신뢰성 여부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이번 지하철 화재 피해자 및 유가족의 심정으로 시설 보완작업에 임한다면 논란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부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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