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참사 후 지하철 1호선 전동차 납품 과정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당시 납품이 어떤 절차로 이뤄졌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불 탄 전동차의 내장판·단열재·바닥재 등이 1995년(제작 중이던 단계) 실시된 내연소성 안전검사에서 안전기준을 통과한 것으로 돼 있어 의아심이 더하다.
◇구매 과정=지하철공사가 생기기 전이어서 구매 업무는 대구지하철 건설본부가 맡아 담당했다.
지하철본부는 1호선 전동차 구매 과정이 기본설계, 제작 사양서 작성, 조달청 구매 의뢰, 납품업체 선정, 차량 제작·납품 순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첫 단계인 기본설계는 (주)현대정공이 맡아 1990년 7월부터 1991년 11월 사이 수행했다.
그 설계를 바탕으로 그 직후부터 1993년 1월까지 건설본부 기전부가 서울·부산·외국 등의 전동차 사양을 참고해 대구지하철 사양을 선택했다.
1993년 4월엔 조달청 주관으로 전동차 납품 업체 선정 국제입찰이 실시됐다.
참여 업체는 국내의 한진중공업, 대우중공업, (주)현대정공 등 3사와 일본의 마루베니상사 등 모두 4개사. 그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했던 한진중공업에 낙찰됐다.
지하철건설본부 박명수 신호·차량과장은 "조달청 입찰은 저가입찰 방식이어서 전동차 1량당 5억8천900여만원의 최저 가격을 써 낸 한진중공업에 낙찰됐다"고 말했다.
또 구매할 전동차 216량의 전체 계약가격은 1천273억원인데도 불구하고 건설본부가 확보한 예산은 1천134억원에 불과해 결국 계약을 1993년 9월(192량)과 1994년 2월(24량)로 나눠 했다고 말했다.
구입비는 국비 30%, 시비 70%씩 나눠 부담됐다.
◇구매과정에 건설본부 무관?=이런 과정을 거쳐 제작된 전동차는 1996년 8월21일부터 1998년 6월23일 사이 8차례에 나눠 납품됐다.
이번에 불 탄 1079호 전동차는 1997년 1월, 1080호는 8월에 각각 납품 받았다.
제작 과정 감리는 철도차량 전문 검정기관인 한국철도차량 검정기술단, 감독은 대구지하철건설본부가 맡았다.
대구지하철건설본부 손동식 본부장은 "당시 전동차 제작·납품 과정에서 입찰은 전적으로 조달청이 관할했고 지하철본부 구매부서는 기술적인 사항만 맡았다"며, "차량 구매와 관련해서는 지하철본부에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지하철 사고 수사본부는 지난 23일 전동차 제작·납품 과정에 비리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힘으로써 이 문제가 수사 대상으로 떠올라 있다.
현재 수사는 대구경찰청 수사2계에서 전담하고 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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