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입 '간판보다 실리'

2003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대구 상위권 수험생들은 서울대보다 의·치대, 한의대 진학을 더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고교생들의 계열 선택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고교마다 상위권 학생들의 자연계 선호가 두드러지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IMF이후 지역의 경제기반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욱 몰락한 데다 상당기간 권력의 중심에서 소외됐다는 상실감 등이 겹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대학 선호가 전통적인 관료·권력 지향에서 실리적인 방향으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대구시 교육청에 따르면 2003학년도 대구 수험생 비율은 전국의 5.7%였으나 의대와 치대, 한의대에 진학한 숫자는 303명으로 이들 학과의 전국 정원 2천276명의 13.3%를 차지했다는 것. 반면 서울대에 진학한 숫자는 284명으로 전년도보다 다소 줄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역 상위권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이 갈수록 서울대 간판보다는 직업의 안정성과 고수익 등이 보장되는 이들 학과로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3학년도 입시에서는 서울대 이공계열과 지역대학 의대에 중복합격한 수험생 대부분이 의대에 등록했으며 인문계열 최상위권 수험생이 교차지원으로 의대에 진학하기도 했다.

이 같은 경향은 현재 고교생들의 계열 선택에서도 그대로 나타나 한 고교의 경우 1학년 성적 상위 20등 이내 학생 가운데 2명만이 올해 2학년에 진학하면서 인문계를 선택할 정도로 자연계 선호가 심각하다는 것.

고교 진학지도 담당교사들은 "80년대까지만 해도 상위권 학생이라면 법대나 경영대에 진학하기 위해 인문계를 선택하는 것이 주류였으나 대구의 경제상황이 특히 나빠지고 향후 전망까지 불투명해지면서 실리 위주로 돌아섰다"고 풀이했다.

한편 2003학년도 입시에서 대구지역 수능 지원자는 3만8천424명으로 전년도보다 4천여명 줄었으나 4년제 대학 진학자는 1천87명 줄어든 2만5천50명으로 65.2%의 높은 진학률을 보였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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