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립미술관 사실상 백지화

아직도 미술관은 꿈에 불과한가?

경북도는 최근 지난해부터 꾸준히 논의해왔던 도립미술관 건립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예산확보가 불투명한 대구시립미술관에 이어 경북도가 도립미술관 건립을 포기함에 따라 당분간 '미술관 하나 없는 지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경북도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도의 재정상황을 고려할 때, 예산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 미술관 건립계획을 장기과제로 미루기로 했다"고 밝혀 미술관 건립계획을 폐기했음을 시사했다.

경북도는 당초 연건평 3천여평에 공사비 300억∼5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으로 후보지를 물색해왔지만 엄청난 공사비와 운영비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경북도 관계자는 "문화관광부의 지원액이 공사비 전체의 20%에 불과한 데다 한해 30억~40억원의 운영비를 확보하기 쉽지 않고, 설령 미술관을 건립한다고 하더라도 적정 수준의 예산을 지속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북도는 미술관을 짓지 않는 대신 종합예술관 건립을 검토했지만,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들어 이것마저 건립을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로선 기존에 있는 안동 구미 포항의 문화예술회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최선"이라면서 "이들 문화예술회관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좋은 전시회를 순회전시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여왔던 포항 구미 김천 안동시 관계자들은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구미시의 한 관계자는 "예산사정으로 미술관을 짓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미술관 건립으로 경북도의 문화수준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던 시민들의 열망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포항과 구미는 시 차원에서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펴왔지만, 이를 포기할 상황이 돼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