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초교 어린이회장 선거 혼탁

초등학교 회장선거에 대해 학부모로서 한마디 해두고 싶다.

며칠전 아는 아줌마의 말에 의하면 초등생인 자기 아들이 전교회장 후보로 나가보겠다고 하기에 한번 해보라고 권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그 애가 "엄마, 내가 만약 회장되면 엄마도 어머니 회장 해야 하는데 자신있어요?"라며 심각하게 물어왔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어린이 회장의 어머니는 그 학교 어머니회 회장을 맡는 게 대부분 학교들의 관례라고 한다.

어머니 회장은 학교에 상당한 금전적 도움을 줘야 하고 그 외 학교 각종 행사나 대.소사를 챙기고 뒤치다꺼리하며 다녀야 하는데 직장다니는 맞벌이 부부인 이 아줌마로서는 시간내기도 힘들거니와 금전적 부담 때문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 아이는 하는 수없이 어린이 회장 출마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자기 자식이 회장이 아니면 어머니 회장도 안 하겠다는 것, 아이가 회장이면 그 어머니가 회장까지 맡아야 된다는 관례, 그리고 어머니 회장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기대하는 비교육적 풍조는 고쳐져야 한다.

그리고 회장선거에 입후보한 학생의 학부모들 중에는 자기 아이의 지지를 호소하며 그 아이 친구들을 초대하여 맛있는 음식제공은 물론 노래방까지 데리고 간다고 한다.

모범을 보여야 할 어른들이 이처럼 어린이들 선거에마저 개입해 향응을 제공하는 등 혼탁하게 만든다면 아이들은 그것을 보고 정말 무엇을 배울지 걱정스럽다.

추효숙(대구시 대명8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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