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이라크 결의안 표결연기 시사

미국 정부는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이라크 무력제재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다음주로 연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애리 플라이셔(Fleisher)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외교적인 노력이 현재 진행 중이며, 그것은 내일 결론이 날 수도 있고, 나중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이 지난 수 일 간 안보리 표결은 이번주에 있을 것이라고 얘기해온 것을 감안하면, 백악관 입장에 큰 변화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의 고위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은 결의안 표결을 며칠 연기하면, 국내에서 반대파의 도전에 곤욕을 치르고 있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국내에서 반전 여론에 부딪혀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으며, 이 같은 상황 돌파를 위해 지난 12일 이라크전 회피 방안으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직접 이라크 TV에 출연, 대량살상무기(WMD)의 보유 사실을 시인하고 폐기를 약속할 것과 이라크 과학자들을 해외로 보내 유엔무기사찰단과의 자유로운 면담을 보장할 것 등 6개 항의 조건을 제시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한편 '이라크 결의안에 대해 입장을 정하지 못한 6개 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한 외교적 노력에 성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예언을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안보리에서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반드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도 4일째 계속해 각국 정상에게 전화를 걸어 결의안 통과에 필요한 9개국의 지지를 얻기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벌였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열쇠를 쥐고 있는 프랑스와 러시아는 여전히 안보리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통과는 어려운 상황이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