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동차 시신 1구 유족품에

대구지하철 대참사 발생 25일째인 14일 처음으로 신원이 확인된 실종자의 유해 일부 인도 절차가 시작돼 유해가 있는 월배차량기지가 울음 바다를 이뤘다.

실종자가족 대책위에 위임장을 제출하지 않은 실종 신고자 51명 중 6명의 가족 12명은 이날 오전 9시쯤 월배차량기지를 방문해 유해 인도를 요구, 오전 11시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팀으로부터 인도와 관련한 설명을 듣고 유해를 확인했다.

그러나 이날 6가족 중 유해를 확인한 것은 1가족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국과수 팀은 이날 먼저 유족의 유해 확인 절차를 밟은 뒤 검찰의 지휘를 받아 인도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실종자가족 대책위는 이날 현재까지 실종 신고돼 있는 208명 중 대책위에 위임장을 낸 157명에 대해서는 유해의 일괄 인도 및 합동 장례 원칙을 따르되 그 외의 신고자 유해 처리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14일 유해 인도를 요구한 가족들 중 4가족은 대구가톨릭대 체육교육과 학생 가족들로 그 중 김종석(22.4년)씨의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의 시신을 확인한 아버지 김대율(부산 대연3동)씨는 "유류품 중 테니스 라켓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이 사고 전동차에 탔다고 확신했지만 이렇게 주검으로 돌아오지는 않길 바랐었다"며 통곡했다. 사고 직후 대구로 올라와 뜬 눈으로 밤을 새 왔다는 김씨는 "종석이가 테니스를 잘 쳐 부산에서 스카웃돼 대구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 체육교육과 4년에 재학중이던 김씨의 아들은 사고 당일 같은 과 테니스부 학생인 서동민(22.2년) 김택수(20.당시 입학예정) 방민휘(19.입학예정)군 등 3명과 함께 실종됐다. 이날 함께 유해를 찾으러 온 김택수군의 어머니 고명옥(48.서울 방화동)씨는 "사고 일주일되던 날 새벽 꿈에 아들이 나타나 맨발로 테니스공을 꼭 끌어안고 있어 유해가 발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왔다"고 말했다.

한편 실종자가족 대책위는 14일 오전 10시 사고 현장인 중앙로역 지하1층에서 브리핑을 갖고 사고 원인 규명, 책임자 처벌 등 수사 진전을 촉구했으며, 오후에는 대구시의회를 찾아 사고수습용 시 예산 확대를 요청했다.

최창희.최병고.최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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