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부시 미국대통령이 13일 밤 전화통화를 가진 것은 시급한 이라크전 때문이었지만 두 정상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에도 합의했다.
이날 부시 대통령은 유엔안보리의 2차결의안 채택 등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우리 정부의 대이라크전 지지의사를 재확인하고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전화를 건 것이다.
나종일 국가안보 보좌관은 이날 두 정상간의 통화에 대해 "미국이 이라크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처지에서 우리 정부가 지지선언을 했기 때문에 양국의 동맹의지를 다지기위해 미국측 요청으로 통화가 이뤄졌다"며 "이번 통화는 한미관계의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취임후 두 정상이 처음으로 정책문제를 논의한 데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부시 미 대통령은 "미국의 정책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것"이라면서 "한반도전쟁 발발가능성에 대해 일부 우려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미국의 정책기조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강구한다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나 보좌관은 이에 대해 "전쟁 발발 얘기가 나오지만 그렇게 안하겠다는 평화를 강조한 말로 이해해달라"고 해석했다. 두 정상간의 통화는 이날 밤 9시30분부터 15분간 이뤄졌다.
다음은 송경희 청와대대변인이 밝힌 두 정상간의 대화록.
▲부시 대통령 = 대통령 취임을 축하드린다. 정권 교체(transition)가 원만하게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노 대통령 = 12월 당선직후 통화한후 오늘 다시 통화하게돼 기쁘다. 취임식 때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포함한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 따뜻한 축하 말씀을 전해줘 감사드린다. 부시 대통령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및 국제테러방지를 위한 지도력을 항상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이를 지지한다. 한국 정부는 한미동맹을 존중한다는 정신하에 이라크 문제에 대해 미국과 협력해 나갈 것이다.
▲부시 대통령 = 미국은 한미동맹을 앞으로도 강력하게 유지해 나갈 것이다. 노대통령도 이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고 들었다. 한미동맹은 외교정책에서 앞으로도 핵심적인 초석이 될 것이다.
▲노 대통령 =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동안 양국간에 북한 문제에 대한 정책에 있어서 이견이 보도되기도 했으나, 여러 대화를 통해 한미간 정책에 아무런 이견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를 위한 양국의 노력, 특히 미국의 노력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동맹정신에 따라 긴밀히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것을 기대한다.
▲부시 대통령 = 좋은 소식이다. 대통령님이 편리한 시간에 워싱턴에 오셔서 제 집무실에 손님으로 오시길 희망한다. 여러 중요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노 대통령 = 저도 가능한한 빨리 각하를 방문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갖게 되길 기대한다. 이런 대화를 통해 한미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 수 있고, 북한 문제도 잘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 빨리 미국을 방문해 열린 가슴으로 유익한 대화를 갖기를 기대한다.
▲부시 대통령 = 미국의 정책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것이다. 한반도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해 일부 우려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으나, 미국의 정책기조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강구한다는 것이다. 대통령님의 방미를 진심으로 기대하며 훌륭한 방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노 대통령 =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확인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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