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영-이라크軍 바그다드 결전 임박

쌍방 30km까지 접근…연합군 대규모 공습 개시

미.영 연합군 선발대 병력이 25일 바그다드 외곽 방어에 나선 정예 공화국수비대에 30여km까지 접근, 이번 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바그다드 전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연합군은 바그다드 입성을 위해 병력을 속속 바그다드 남부지방으로 집결시키는 한편 25일 새벽부터(현지시간) 바그다드 일원과 북부 거점도시에 대한 대규모 공습으로 주요 시설을 타격, 바그다드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

미.영 연합군은 24일 밤 바그다드에 근접한 SAS, SBS, 델타포스 등 특수 부대가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바그다드 외곽을 방어 중이던 공화국 수비대 메디나 사단을 폭격, 큰 타격을 가했다.

이후 미군 선발대 병력은 바그다드를 향해 조금씩 진격, 25일 오전 현재 바그다드 수비를 맡은 3만여명의 공화국 수비대 본진에 30km 지점까지 접근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이날 보도했다.

연합군은 바그다드 공략을 위해 바그다드 남쪽 카르발라에서 주요 고속도로 2곳을 통해 바그다드로 이어지는 전선을 구축할 계획이며 전투 병력 6만명과 에이브럼스 M1탱크 400대, 공격용 아파치 헬기 100대를 이 지역에 결집시킨 뒤 총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영 연합군은 24일 밤부터 25일 새벽까지 바그다드 중심부와 남부 외곽, 북부거점도시 키르쿠크와 크르드족 자치지역내 참차말 사이의 전선 지역을 집중 공습했다. 이날 공습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을 통해 연합군에 대한 결사 항전을 공언한 후 이뤄졌으며 특히 종전과 달리 B-52 폭격기 등이 출격해 막대한 양의 폭탄을 투하했다고 BBC는 전했다.

특히 이날 바그다드 남부에 집중적인 공습이 이뤄진 것은 이 지역의 공화국 수비대의 전력을 약화시켜 미.영 지상군의 바그다드 진격을 수월하게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MSNBC도 24일 연합군의 공습 목표가 바그다드 중심부 외에 공화국 수비대가 주둔한 시 외곽에 집중되고 있다"고 전해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이라크군의 선전으로 연합군이 후방 보급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바그다드 함락작전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미국은 이번 전쟁의 승부의 분수령이 될 메디나 사단과의 일전을 앞두고 이라크의 화학무기 사용을 경고,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미국은 24일 익명의 정부 관리를 통해 이라크 지휘부가 연합군 병력이 바그다드로 진입하기를 기다려 화학무기 공격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관리는 "이라크가 연합군이 바그다드 중심부로 더 가까이 진입할 때까지 화학무기 사용을 유보할 개연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 CBS와 NBC 방송은 24일 익명의 미 관리들을 인용, 이라크 지도자들이 바그다드 주변 지도위에 미군이 선을 넘으면 이라크 공화국수비대가 화학무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붉은 선(Red line)'을 그었다고 보도했다.

NBC 방송은 이같은 정보가 이라크 통신 감청 자료들을 인용한 미 관리들로부터나왔다고 전했다.

미.영 연합군 전투기들은 24일 오후에도 바그다드에 대한 폭격을 재개한 가운데 미 지상군도 이라크군과 격렬한 교전을 벌이며 바그다드를 향한 진군을 계속했으나 이라크군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쳤다.

당초 연합군은 움 카스르항과 바스라를 며칠만에 함락, 보급로를 확보한 뒤 바그다드에서 이라크의 정예군인 공화국 수비대와 마지막 일전을 할 계획이었으나, 움카스르-바스라-나시리야 등으로 이어지는 군수 보급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바그다드 진격에 차질이 빚어졌다.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사령관은 연합군이 간헐적인 이라크군의 저항속에 "빠른 속도로, 어떤 경우에는 극적으로" 진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 자유' 작전의 첫 단추였던 바스라와 움 카스르 점령에서 어려움을 겪자 전체 그림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고 있으며, 바그다드 공략에 나설 최정예 미군 제101 공중강습사단(AAD) 등 핵심공격부대의 바그다드 인근 최전선으로의 이동도 그만큼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라크 중부 카르발라와 힐라 중간지점에서는 미군 아파치 헬기 부대가 이라크 공화국 수비대인 메디나 사단 제2기갑여단과 3시간에 걸친 치열한 교전을 벌였으며 이라크 방송은 이 과정에서 격추된 미군 헬기 1대의 모습을 방영했다.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사령관은 미군 아파치 헬기 1대가 24일 바그다드 인근에서 이라크 공화국수비대를 겨냥한 작전을 벌이다 추락했으며 승무원 2명은 실종됐다고 밝혔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승무원의 생사는 지금으로선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추락한 헬기는 이번 작전에 참가한 헬기 30∼40대의 가운데 1대라고 설명했다. 빈센트 브룩스 준장은 공화국 수비대를 겨냥한 이번 작전에 투입된 다른 헬기는 모두 무사히 귀환했다고 말했다.

연합군이 점령했다고 주장한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서도 후세인 대통령에 충성하는 상당수의 이라크 비정규군들이 연합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AFP통신은 연합군이 압도적인 화력에도 불구, 움 카스르에 대한 통제권은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고, 모하메드 사이드 알-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나시리야 및 나자프에서 연합군의 진격을 저지했다고 주장했다.

연합군과 이라크의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양측의 인명 피해도 나날이 늘고 있다.

개전 6일째인 25일 현재 미.영 연합군은 사망 37명, 실종 16명의 인명 피해를 냈으며 이라크는 연합군의 공습으로 2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이라크군 포로 3천명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라크는 미군 포로 7명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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