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 소리에 수화기를 드니, 낯선 목소리의 아주머니가 우리 아들을 찾고 있었다.
왜 그러시냐고 했더니 우리 아이 검도 교육비 봉투를 주웠다며 돌려주고 싶다고 했다.
아마 아이가 검도 학원 차를 타다가 집 앞 도로에 흘린 듯 싶었다.
그 아주머니는 봉투에 적혀있는 검도 도장으로 전화를 해서 우리집 연락처를 알았다며 주운 봉투를 직접 갖다주겠다고 했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그 마음이 너무도 고마웠다.
일단 냉장고에서 과일을 집히는 대로 봉지에 넣고 급히 내려가니,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온 아주머니는 얼른 봉투만 건네주고 가려고 했다.
고마운 마음에 만원권 한 장을 그 집 아이 손에 쥐어주려 하자 그 아주머니는 이러면 안된다고 굳이 거절하셨다.
그리고는 과일은 잘먹겠다며 내가 내민 과일봉지만 받아들고 달아나듯 가버렸다.
나같으면 귀찮아서라도 봉투를 직접 갖다주기 힘들었을 것이다.
학원 갔다가 집에 늦게 돌아온 아들녀석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내가 교육비를 잃어버렸는데, 관장님이 엄마한테 부담준다며 이번 달엔 받으신 걸로 해준대"라고 의기 양양해 했다.
물론 내일 당장 검도 교육장으로 교육비를 갖다주겠지만 관장님의 그 마음씀씀이가 감사했다.
돈봉투를 주워 돌려주신 북구 그린빌2단지 203동 아주머니, 그리고 해동검도 동평관 관장님, 두 분께 너무 감사하고 덕분에 행복했던 하루였다.
이효랑(대구시 구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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