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주5일 근무제 도입에 합의(본지 26일자 31면)하고 이를 공식화한 것은 새 정부의 노동정책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 1년여간 토요 격주 휴무제를 시행한 결과 근무시간을 4시간 가량 단축해도 조업과 생산성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도 주5일 근무제를 조기도입하게 된 주요인으로 알려졌다.
포항공단에는 현재 200개 가량의 기업이 입주해 있지만 계열.협력.하청업체 등 포스코 관련사가 대부분이어서 '주5일제를 조기에 도입하겠다'는 포스코의 이 한마디로 포항지역은 이미 주5일제 영향권에 들어갔다고 보는 것이 대세다.
▨노동계 반응=노동계는 포스코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단 근로조건 삭감없는 제도도입이라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병일 민주노총포항시협의회 의장은 "포스코의 적극적인 자세전환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포스코의 방침이 확산돼 협력.하청사 근로자들도 비슷한 수준의 근로조건을 누리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노동계 일부에서는 다음주부터 본격화될 올해 임단협에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된 사항을 더욱 적극적으로 협상테이블에 올리겠다는 태세다.
▨사용자측 반응=사용자측은 '연월차 등 휴가일수 조정을 통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관측하면서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빨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단 한 대기업의 간부는 "대기업의 경우 거의 연봉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근로소득에서는 크게 달라질 게 없다"고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포스코의 주5일 근무제가 지역 노동계와 산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력을 분석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한 중소기업 사장은 "토요 격주 휴무제 보편화가 임금상승 및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주5일 근무제까지 조기 도입하면 인근 중소기업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사회적 파장=포스코의 근로시간 단축으로 적어도 포항지역은 사회 전체적으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포스코 본.계열사 직원 외에도 포항본사 및 포항제철소와 계열.협력사 등에서 근무하는 이른바 협력근로자들까지 합치면 포스코의 직접 영향권에 있는 근로자는 대략 3만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이번 제도의 영향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관련산업의 명암=1차적 변화는 수요산업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식당, 술집 등 유흥접객 업소의 경우 "직장인들의 근무일수 축소는 우리들의 영업일수의 단축을 의미한다"며 불만스런 모습이었다.
격주토요 휴무제 도입 이후 속칭 '놀토'에는 손님이 없다는 것을 이미 경험하고 있기 때문. 사무기기나 문구류 관련 업종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여행, 스포츠 등 레저관련 업계와 백화점과 할인점 등 도소매 산업 등 휴양 및 직접 소비재 산업은 대환영이다.
포항지역에서는 이같은 예상에 따라 작년부터 대형 할인점과 사우나 등 소비.휴식관련 메이저급 업체들이 속속 진출, 잇따라 개점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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