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물업계 이중고...부도 속출

미-이라크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 직물업계가 원사값은 급등하는 반면 직물 수출단가는 오히려 하락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역 대형 원사업체에 따르면 올들어 5센트씩 두 차례 인상된 폴리에스테르 원사값이 내달 1일 또 다시 10센트 올라 75데니어 기준 파운드당 원사값이 73센트까지 치솟는다.

폴리에스테르 주원료인 TPA가격이 세계적 공급 부족현상으로 올해 초부터 급등, 지난 1월 t당 510달러에서 이달 현재는 750달러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료값 인상이 원사값에 반영되는 반면 폴리에스테르 직물 평균 수출단가는 오히려 계속 떨어져 기업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사이징류 10개 품목은 지난해 10월 kg당 1.39달러에서 매달 하락해 올해 2월엔 1.15달러까지 떨어졌고 조제트류 13개 품목도 지난해 10월 1.59달러에서 2월말 현재 1.34달러까지 하락했다.

업체들은 전반적 불황으로 인한 재고 물량을 처분하고 다른 후발 국가들과의 비교 우위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어 원사값 인상분을 수출단가에 포함시키지 못한다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직물업체 경우 원사값이 오르기 전 미리 대량 구입해 더 싼값으로 해외 바이어를 선점하는 일이 허다하다"며 "영세업체일수록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수출단가 하락에다 비성수기인 1,2월 주문 물량이 급감하면서 지역 중견 기업들의 부도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엔 ㅎ염공, ㄷ섬유 등의 염색업체가 도산했고 이달 들어서는 ㄱ화섬, ㅇ섬유, ㅎ텍스 등 3개 직물 기업이 부도를 냈다.

부도 기업들은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종업원수 30~60명에 자본금 10억원 규모의 알짜 업체들이라 지역 섬유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업계는 미-이라크 전쟁으로 3, 4월 성수기 시장이 마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사값 인상의 직접적 영향이 가시화되는 5, 6월엔 대규모 부도 태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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