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영군 대규모 병력증강

"장기전 전환""바그다드 진입 임박"…전망 엇갈려

이라크 침공 8일째를 맞는 28일 미.영연합군은 당초 바그다드 조기진입을 계획했으나 이라크군의 강력한 저항과 거센 모래폭풍을 만나 바그다드 진격을 못한 채 전선을 이라크 남부와 북부지역으로 확대하며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연합군이 강력한 모래폭풍이 잠잠해 질 때를 기다려 바그다드 공략을 본격화 할 것이라는 전망과 바그다드 공략에 앞서 남부지역의 복급로를 확보하고 병력을 증원하는 중.장기전으로 전략을 수정햇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라크전쟁을 지휘중인 중부군사령부의 고위 관계자는 27일 "앞으로 3일간 날씨가 매우 좋을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모래폭풍이 잠잠해지면 공세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모래폭풍이 걷혀 맑은 날씨가 이어진 이날 미 제3보병 사단 소속으로 보이는 아파치 헬기 약20대와 비슷한 숫자의 블랙 호크 헬기가 약 100분간 북쪽으로 날아갔으며, 수송기들이 수십대의 장갑차와 탱크들을 실어 나르는 모습도 관측됐다.

이라크 정부도 앞으로 5~10일 이내에 바그다드를 포위할 수 있을 것이나 수개월 동안 무자비한 시가전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술탄 하심 이라크 국방장관은 27일 "연합군은 결국 바그다드에 들어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바그다드 방어태세를 갖추었다. 그들이 5~10일 이내에 바그다드를 포위한다고 해도 놀랄일은 아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연합군이 바그다드 시내에서 시가전을 수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적은 바그다드에 들어와야할 것이며, 그곳이 그들의 무덤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연합군은 전날 바그다드에 대한 융단폭격을 실시한 데 이어 28일 새벽(이하 현지시간)에도 폭격을 재개했다.

카타르 도하의 미 중부군사령부는 연합군 전폭기들의 폭격으로 이라크 통신.지휘센터가 피격됐다고 밝혔고,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 항공모함 대변인은 지중해의 미 구축함에서 10여 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바그다드로 발사됐다고 확인했다.

바그다드 현지 기자들은 이날 새벽 수차례의 우레와 같은 굉음이 이 도시 중심부의 건물들을 뒤흔들었으며, 이 공격에 맞서 간헐적인 이라크의 요격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이라크 북부 모술에도 전날 밤 10시부터 폭격음이 들리는 등 연합군의 공습이 계속됐다.

이에 앞서 연합군은 바그다드 외곽에 배치된 이라크 최정예 공화국수비대에 대해 600여기의 미사일과 폭탄을 퍼붓는 등 밤새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그러나, 미군이 이라크군의 완강한 저항 때문에 침공작전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시인 장기전으로 전략을 전환했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고 28일(이하 현지시간)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라크에 배치된 미육군 고위 사령관인 윌리엄 웰레스 장군이 연합군의 길어진 보급선과 이라크군의 게릴라식 전술이 당초 계획했던 단기전 가능성을 줄여놓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월레스 사령관은 이날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와 싸우고 있는 적은 우리가 도상연습했던 적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연합군이 "시간이 얼마가 걸리던" 연합군은 사담 후세인을 제거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B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라크 지도자를 축출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그것은 "거칠고 어려운 시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 육군 제173 공수여단 병력 1천여명이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지역에 투입됐고, 이라크의 심장부를 직접 진격해 들어갈 최정예 미군 제101공중강습사단 병력도 이날 정오께 이라크 국경 안으로 진입,북진을 계속하고 있다.

미 해병대도 이라크 중부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 지역에서 이라크군을 격퇴하고 바그다드를 향한 진격을 계속했다.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이라크 남부지역에서 이라크 정예 공화국수비대 등 이라크군의 거센 저항에 직면한 미군이 이라크 전선에 3만명의 병력을 증원 배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 타임스는 이밖에 수천명의 공수부대가 이라크 북부지역의 주요 공항을 장악하기 위해 투입됐다고 전하고 이는 미군이 북부전선에서도 전투를 벌일 것이라는 첫째 징후라고 전했다.

미국의 가장 현대화된 부대 중 하나인 제4보병사단 병력 1만6천명이 쿠웨이트로 이동중이며 이 병력은 곧 이라크 전선에서 1만4천명에 달하는 제3기계화보병사단 병력과 합류할 예정이며 보병부대와 함께 탱크 200대 등의 군사장비도 추가 투입된다.

실제로 미 육군 제173공수여단 병력 1천명이 이날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지역에 투입돼 공항을 장악하는 등 북부전선 형성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밖에 27일 제4 보병사단 병력 2만명이 수일 내에 텍사스주 포트후드 기지를 출발할 것이며 다음달 중에 10만명의 지상군 병력이 걸프 지역으로 향할 것이라고 미국 국방부는 밝혔다.

국방부 관리들은 추가로 투입되는 병력은 중무장 기계화 부대가 주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병력 증강이 완료될 경우 지난 20일 개전이후 이라크 영내에 투입되는 미 지상군 병력은 21만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한편, 이라크 남부에서는 27일에도 연합군과 이라크군 및 페다인 민병대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많은 인명피해를 냈다.

카타르 도하 소재 연합군 사령부의 영국군 대변인은 영국군 기계화부대가 남부 바스라에서 옛소련제 T-55탱크들과 조우, 선제 공격을 받았으나 적 탱그 14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연합군은 또 이라크 북부 칼라크 인근의 이라크 진지를 공습했다.

이날 우미드 메드하트 무바라크 이라크 보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개전 이후 일주일간 이라크인 350명이 사망하고 약 4천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무바라크 장관은 특히 전날인 26일 연합군의 바그다드 공습으로 36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미군은 지난 이틀간 500명이 넘는 이라크군과 민병대를 사살했으며 이라크군 포로는 3천500명이 넘는다고 발표했다.

연합군측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27일 현재 AP 통신이 집계한 인명피해 상황에 따르면 미군 26명, 영국군 22명이 사망하고 미군 8명이 실종됐으며 이라크군에 사로잡힌 미군 포로는 7명이다.

외신종합=여칠회기자 chilho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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