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신감 심어주면 공부 능률도 올라

"성희야 축하해. 너는 이번 시험에 3개 틀렸다면서. 나는 18개나 틀렸어. 난 내 동생보다 못하다고 매일 어머니께 구박만 받아. 난 잘못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 쓸모없는 물건이야."

몇년 전 어느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친구에게 실제로 쓴 편지의 한 대목이다. 편지를 쓴 학생은 10과목 110문제 중에 18문제를 틀렸는데 이는 100점 만점으로 치면 약 84점이다. '우' 에 해당하므로 공부를 잘 하는 아이에 속한다.

그런데도 자신을 형편없는 물건 정도로 한탄하고 있다. 이 아이는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가 얼마나 가치있고 소중한 존재인지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어른들의 잘못된 교육방법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든지 잘 할 수 있는 일이 한 가지는 있게 마련이다. 모든 일마다 다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나도 잘 할 수있다는 자신감이다. 자신감을 갖고 일을 하면 재미도 있고 생각이 잘 되며 능률도 오른다.

자신은 능력이 없고 남보다 못하고 못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떤 일도 해낼 수 없게 된다. 자신감을 잃어버리면 창의적인 생각이 사라지기 때문이다.자신감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첫째, 공부를 잘 못한다고 탓하지 말아야 한다.

에디슨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학당했을 때 어머니만은 어린 에디슨을 나무라지 않고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수학 문제를 많이 틀려 점수가 형편없어 풀죽어 들어오는 아이에게 "넌 수학은 잘 못 하지만 만들기는 잘 하잖아" 라고 말해보자. 어머니는 좀 쉬운 수학 문제를 아이와 함께 풀면서 자신감을 길러줄 수 있다.

둘째, 쉬운 일부터 해보도록 한다. 뜀틀을 잘 넘지 못하는 아이에게 "어려운가 보구나, 그렇지만 넌 잘할 수 있어" 라며 선생님은 뜀틀 높이를 낮추고 몇차례 넘어보도록 해 서서히 자신감을 갖게 해야 한다.

셋째,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심부름, 집안일 돕기, 숙제 등 잘한 일이 있을 때 인색하지 말고 칭찬하고 격려해 주도록 하자. 창의성은 자신감에서 싹이 튼다. 칭찬과 격려는 그 싹을 틔우는 훌륭한 양분이 될 것이다.

이동원(대구시 교육청 초등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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