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참사에 이은 이라크전 여파로 지역 기업들이 수출감소 및 내수시장 위축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섬유, 자동차 부품 업계의 경우 중동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 유럽 등 타지역으로의 수출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또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어 기업들마다 초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자동차 와이퍼, 변속기어 등을 주로 생산하는 한 자동차 부품업체는 최근 수출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동 직접수출 물량은 거의 없지만 주력시장 미국의 경기침체로 GM 등으로의 수출량이 25%정도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라크전 이후 수출 감소세가 본격화돼 OEM 방식뿐만 아니라 일반시장 수출도 함께 감소하고 있다.
재고확보 차원에서 3월까지는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했지만 조만간 감산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내수시장의 자동차 판매도 10% 안팎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여건이 악화되자 자동차 부품 관련 업체들은 이라크전 장기화에 대비, 시나리오별 비상경영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자금압박을 우려해 현금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원가절감 차원에서 경비 줄이기에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또 전쟁후 세계경기 침체에 대비해 단기투자 보류 등 초긴축경영을 서둘러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수출비중이 높은 섬유업체들은 요즘 IMF 외환위기 때보더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IMF 당시는 환율 급등으로 일단 수출만 하면 원화로 환산할 경우 채산성이 괜찮았지만 최근에는 적자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동지역 수출비중이 40% 정도인 지역 한 중견 섬유업체의 경우 미국, 유럽 등 타지역으로의 수출도 급격히 줄고 있다.
이라크전 이전부터 줄어든 수출이 최근 중동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지역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출혈수출이 계속됨에 따라 공장가동률도 지난해 절반수준으로 격감,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거나 계획중인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구미지역의 전자업계도 수출 감소 및 내수시장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이라크전이 단기전으로 끝날 경우 전체 수출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수출감소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중동지역 수출비중은 4%에 불과하지만 미국, 유럽지역 경기가 악화될 땐 엄청난 타격이 우려된다는 것. 이와 함께 국내경기침체 장기화로 내수시장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정도 줄어 총매출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휴대전화의 경우 지난해 3월 한달 내수 판매규모가 130만대 정도였으나 올해는 100만대 이하로 줄어들었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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