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일 국회 국정연설을 통해 이라크전 파병결정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의원들의 용기있는 결단을 호소함에 따라 파병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할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라크전 파병은 우리의 운명이 달려있는 문제인 만큼 대통령의 성의를 보고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의원들이 국민의 대표로서 당당하게 소신을 가지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박종희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명분과 현실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이지만 파병문제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확인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박 대변인은 "국가 지도자라면 명분론과 현실론 등을 거론하기보다는 명확하게 (자신의 뜻을) 밝혀야 한다"면서 "노 대통령의 국정연설 파병관련 부분은 전체적으로 산만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현재 파병동의안 처리 문제에 대한 분위기는 무리해서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필요는 없다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이날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파병안을 반대하는 의견과 2일 본회의 처리 자체를 반대하는 의견이 엇갈려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노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자기 뜻을 밝힌 만큼 이를 잘 새겨보고 하루 늦춰 3일 처리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나라당은 파병안 처리 여부를 노 대통령의 국정연설 직후 오후에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결정할 방침인데 노 대통령의 국정연설 내용이 대국민 설득이라는 요구에 미흡하다는 의견을 보이는 의원들이 많아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민주당="노무현 대통령이 고뇌에 찬 파병 결정 과정을 진솔하게 설명해 국민의 동의와 이해를 구한 것은 국론분열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회 시정연설도 있은 만큼 이날 중으로 파병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석호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대통령의 시정 연설은 조속한 국회 동의를 얻어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긍정 평가했다.
정대철 대표도 이날 오전 당무회의에서 "파병안에 대한 노 대통령의 결단을 존중해야 한다"며 "파병안이 오늘 중으로 처리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당내 의원들이 찬성 쪽으로 돌아서고 있고 한나라당도 파병을 지지하고 있다"며 처리를 낙관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국민 여론 수렴을 이유로 2일 예정인 파병안 처리를 하루 연기하려 하자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한 고위당직자는 "지난번 민주당의 국회 본회의 불참을 비난하던 한나라당이 되레 처리를 미루려 한다"고 꼬집었다.
△반전파=민주당 김근태·김영환, 한나라당 서상섭·김부겸 의원 등 '반전평화의원 모임' 소속 여야 의원 20여명은 2일 이라크전 파병동의안 처리문제와 관련, "국회에서 찬·반토론이 충분히 보장되면 표결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침략전쟁에 반대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면서 국익 등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여야 총무회담에서 본회의 반대토론 의원 숫자를 제한하지 않으면 필리버스터나 물리적인 방법을 통해 표결을 저지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의원들은 또 의료부대만을 파병하는 민주당 김경재 의원의 수정안에 대해 찬성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