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질에…여행계획 취소 잇단 마찰

괴질 발병국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해외여행 상품 예약취소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계약 변경 또는 해지에 따른 비용 부담을 놓고 여행사와 고객간의 마찰도 급증하고 있다.

대구시관광협회 관계자는 3일 "해외여행 계획 변경에 따른 비용부담 관련 문의가 예년의 경우 1년 통틀어 1, 2건에 불과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틀에 1건꼴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와 소비자와의 마찰로 고발도 늘고 있는데 지난달 중순부터 2일 현재까지 한국소비자연맹 대구지사에 접수된 건수만도 10여건에 달한다.

'국외여행 소비자 피해보상 규정'에 따르면 여행자의 요청으로 계약을 해지할 경우 출발일 20일 전까지 통보시는 계약금 전액을, 출발일 10일 전까지는 여행경비의 5%, 8일전까지 10%, 1일전 20%, 출발 당일 통보때는 50%를 여행자가 부담토록 되어 있다.

하지만 괴질 때문에 여행을 취소한 사람들은 "괴질의 경우도 전쟁이나 천재지변처럼 불가항력적이므로 이 규정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위험한 줄 뻔히 알면서 어떻게 여행을 갈 수 있느냐는 것.

오는 14일 출발할 신혼여행 목적지를 싱가포르에서 제주도로 바꾼 김경애(27·여·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계약한 여행사에서 계약금 20만원 중 7만원만 내주고 나머지는 돌려줄 수 없다고 버텨 낭패를 봤다고 하소연한다.

한국소비자연맹 대구지회 관계자는 "괴질로 인한 여행취소가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구체적 규정이 없어 문제"라며 "일단 여행사에서는 현행 '국외여행 소비자 피해보상 규정'만이라도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회선기자 song@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