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향토 과학연구소-(1)포항공대 해양생명환경연구소

'과학기술 중심사회의 구축과 지방분권'.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제시한 것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 위주의 중앙집중식 과학기술정책에서 벗어나 과학계에도 지방분권운동의 바람이 활성화되고 그만큼 지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부 등으로부터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대의 연구비가 지원되는 대구·경북의 기초과학과 첨단과학의 연구현장을 찾아 어떤 연구과제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성과를 올렸는지 등을 집중 점검해본다.

1)포항공대 해양생명환경연구소

"21세기는 우주경쟁시대를 넘어 해양경쟁시대라 해도 될 만큼 각국이 해양연구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2010년엔 해양생명공학산업 세계시장 규모가 16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선복(포항공대 화학공학과 교수) 소장 등 35명의 연구교수가 참여한 포항공대 해양생명환경연구소는 지구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해양미생물의 신비를 밝히는 데 몰두하고 있다.

이 연구소의 연구과제는 크게 해양생명공학분야와 해양환경공학분야로 나누어진다.

해양미생물을 이용, 미래형 의약품이나 산업용 신소재 등을 개발하고 생명체가 살 것 같지 않은 심해나 염분이 많은 극한 환경에서의 해양미생물로부터 새로운 물질들을 찾아낸다.

어떠한 바다 조건하에서 적조가 확산되는지 규명하는 것도 중요과제 중 하나다.

해양생명공학은 육상생물로부터의 신물질 개발이 한계에 부닥침에 따라 새로운 성장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수압과 염분, 저온 등 극한 환경에서 진화해온 해양 미생물들은 육상생물이 갖지 않은 특이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항암물질을 찾는 등 인류의 난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생명공학산업 분야가 유망한 이유는 선진국에서도 아직 시장형성단계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집중적인 투자만 이루어진다면 2010년 세계시장 5%점유도 가능한 목표다.

이 소장은 특히 심해의 고압과 열수구(熱水口) 주변 130。C의 고온에도 견디는 미생물의 환경 적응력을 이용해 식량생산과 유용한 신소재 개발 등을 연구한다.

차형준(분자생명과학부) 교수는 해양수산부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아 홍합에서 접착단백질을 뽑아내 접착제로 이용하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기택(환경공학부) 교수가 맡은 해양환경공학은 특정오염물질의 이동 경로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해 상용화하거나 바다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한다.

한국과학문화재단에서 지원하는 3년 연구과제로 적조가 어떤 바다환경에서 잘 퍼져나가는지 등 이동경로를 추적하기도 한다.

차 교수는 "이 연구소는 해운과 수산 쪽에 많이 치우쳤던 해양연구를 생명환경공학 산업에 응용하는 첨단과학으로 업그레이드시킬 것입니다.

특히 생명공학, 화학공학, 환경공학 분야를 중심으로 한 대학내 해양관련 분야 연구인력의 구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고 자신했다.

해양생명환경연구소가 설립된 것은 2002년 8월. 정식 개소식도 올 9월쯤 계획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연구소가 주목받는 이유는 포항공대가 경북 울진군 죽변면에 들어설 경북해양과학연구단지의 경북해양생명·환경산업지원센터 건립사업을 맡게 되었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의 지역산업진흥 계획으로 2004∼2006년까지 총 133억원의 예산투자도 확정되어 있다.

☆해양생명공학=해양생물의 구성성분, 생산물질, 기능 등을 연구하고 이를 응용해 환경보전, 첨단 기능성 신소재 개발 등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첨단 공학기술.

☆열수구(熱水口)=해저 화산활동에 의해 광물이 녹은 고온의 물이 바다 밑바닥으로부터 솟아오르는 통로.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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