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에 투신하는 건 차마 아득한 눈발뿐
몰운대는 세상의 끝이 아니었네
눈을 들어 바라보면 다시 시작되는 세상
몰운리 마을을 지나 광대골로 이어지고
언제나 우리가 말하던 절망은 하나의 허위였음을
눈 내리는 날 몰운대에 와서 알았네
그곳에서 나의 그리움은 새롭게 시작되었네
세상의 끝은 또 다른 사랑의 시작이었네
-박정대 '몰운대에 눈 내릴 때' 일부
시인은 스스로 삶의 종지부를 찍으러 간 것일까. 강물이 있는 절벽 위에서 그는 절망이 아닌 전연 예기치 않는 손길을 만나게 된다.
눈이었다.
눈 내리는 정경들은 그에게 있어 삶의 새로운 축복이요 다시 시작하는 그리움이었다.
그 곳에서 절망이란 하나의 허위에 지나지 않았다.
이처럼 순수하게 가슴을 비우는 자 앞에서 자연은 느닷없이 구원을 안겨준다.
권기호〈시인·경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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