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힘의 논리

요사이 국민 대다수가 국제문제에 매달리게 되었다.

나라 안팎의 문제가 따로 있을 턱이 없는 세계화 시대이니 당연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 계기가 된 것은 바로 이라크전투이고 온 매스컴이 그것으로 도배하고 있는 영향 때문이기도 하다.

삼삼오오 모였다 하면 꼭 한 번 정도는 이라크 전쟁이 합당하냐 반전이 옳으냐 하는 문제를 두고 저마다 그럴싸한 논리를 내세우며 한판 격론을 일으킨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파병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로까지 논쟁이 옮겨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모두가 국제전문가가 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화 중에 어느 한쪽을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분위기 때문이다.

이라크 후세인 정권의 반인권적 행위와 국익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전쟁강행 중 어느 쪽이 더 나쁜지에 대해 또 우리 나라 젊은이들을 남의 나라 싸움터에 파견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 우리는 어느 한쪽을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분위기다.

보다 못한 김수환 추기경께서도 직접 나서서 입장을 밝히는 판이고 대통령도 국회 특별연설까지 하면서 파병동의를 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간혹 국제관계분야를 가르치고 있다고 해서 이번 사태에 대해 한마디 언급을 요구받을 때가 있다.

그런데 그것이 알다시피 딱 부러지게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솔로몬의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그래서 대충 양비론적 입장이나 절충적인 이야기라도 할라치면 속시원한 대답이 아니라는 듯 이내 대화는 다시 갑론을박 시끌벅적해진다.

그런데 이런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대충 목소리 큰 사람이나 직위가 높은 사람의 논리가 힘을 갖게 되어 판정승으로 끝을 맺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라크를 중재하려던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의 설득도 두 나라 입장에선 귀가 솔깃한것이 못되는 것이고, 결국은 힘을 바탕으로 한 미국이 이라크에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한판 벌린 것이다.

이래저래 정답이 없는 인간사에는 힘이 최고라는 것이 다시 증명되었다고나 할까. 특히 국제사회에는 오직 국가이익과 힘만이 최고의 미덕이라는 사악한 논리를 또 한번 확인했다는 것만큼은 확실한 판정 멘트로 내릴 수 있겠다.

대구산업정보대학 입학관리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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