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미국경기 침체, 북핵사태 등이 맞물려 한국기업의 주력 수출시장인 대미 수출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한국경제를 불안하게 보고 있는 해외 바이어들이 최근 수출주문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으며 구매선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섬유류, 기계류, 전자전기제품 부문에서 한국의 대미 수출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섬유류의 대미수출은 지난해 12월 2억6천400만 달러에서 올해 1월 2억1천500만 달러, 2월 1억8천100만 달러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기계류의 경우 지난해 12월 12억1천300만 달러에서 올 1월 8억8천700만 달러, 2월 8억100만 달러로 줄었다.
전자전기제품의 대미수출은 지난해 12월 11억 달러에서 올 1월 11억1천400만 달러로 소폭 증가했지만, 2월 다시 9억9천100만 달러로 감소했다.
섬유제품이나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지역 업체들도 수출감소로 공장가동률을 줄일 계획이다.
기능성 섬유나 기능성 필름 등 신기술을 보유한 섬유업체나 첨단 의료기기 제조업체 등의 수출감소는 지역의 미래형 산업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스포츠의류, 직물, 스키복 등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지역의 ㄱ섬유업체는 최근 물량이 30% 줄어들었다.
이라크전 이후 유럽쪽 수출은 큰 변화가 없는 편이지만 미국쪽은 대폭 감소했다.
해외바이어들이 구매선을 경쟁상대국인 대만으로 옮겼다는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말 촛불시위로 시작된 반미움직임과 미 당국자의 미군철수 발언 등으로 한국경제에 불안감을 느낀 바이어들이 최근 구매라인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에스테르, 스판덱스 등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ㄴ섬유업체는 요즘 물량이 40%나 줄었다.
이전에 미국의 대형 백화점들이 한국의 원단을 수입해 필리핀 등지서 봉제를 해왔으나 최근에는 주문을 끊었다는 것.
자동차부품을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에 수출하는 ㄷ업체도 물량이 30%나 줄어들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라크전, 미국 경기침체, 국내 반미움직임 등이 맞물려 4월 들어서는 수출물량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지역의 한 업체는 최근 미국쪽 수출과정에서 곤욕을 겪었다.
미국세관에서 테러관련 위험물 검사를 핑계로 한달간 수출품을 통관시켜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의 반미움직임 뿐만 아니라 미국쪽에서도 반한(反韓) 움직임이 잠재돼 있는 실정인데 이번 하이닉스에 대한 고율의 상계관세부과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보복성이 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수출액은 327억8천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 1천624억7천만 달러의 20%정도로 아시아 다음으로 많은 액수이다.
2001년보다 철강판(-24.8%), 석유제품(-16.2%), 컴퓨터(-9.3%) 등의 대미 수출이 감소했다.
2002년 대구 경북 지역 업체의 대미 수출은 29억8천333만 달러로 국가별로 보면 15%를 차지, 중국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들어 2월까지 지역의 총 대미수출액은 6억1천265만 달러로 수출국 중 16%를 차지, 동남아, 유럽과 함께 여전히 주력시장이다.
대미수출 감소는 3개월 연속 무역적자 등 국내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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