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정부의 마지막 총리로 대법관 출신의 김석수씨가 국회 인준절차를 거칠때까지의 우여곡절을 회고해 보면서 "우리나라에 인재가 이렇게도 없나"하는 아쉬움을 떨쳐버릴수가 없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있느냐는 말이 그야말로 실감난다.
여성총리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내민 장상 총리지명자만 해도 처음엔 "여성총리는 아직까지 시기상조"라는 보수적인 비판과 "과연 집권말기의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국정수행능력에 의문을 가졌던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막상 청문회에서 뚜껑을 얼어보니까 부동산투기 의혹에다 장남의 이중 국적문제등 그의 부도덕성이 불거져 나왔고 그에 대한 그의 답변마저 조리에 닿지못해 어찌해서 저런사람이 총리를 차지하고 대학총장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다.
▲당혹한 청와대가 '검증홍역'을 치른 끝에 자신만만하게 대타로 내세운 장대환 매일경제 신문사장도 수백억원의 대출의혹에다 언론사 세무조사를 둘러싼 정경유착, 소득있는 부인의 건보료 미납등 크고 작은 부도덕성이 드러나면서 역시 낙마해 버렸다.
두번에 걸친 실패후에 청와대의 하소연을 대변한 말이 "누구총리할 사람 없소"였고 두번의 청문회를 지켜본 '덕망인사들'이 극구 고사하는 촌극이 빚어 졌다.
인재는 많은데 마땅히 쓸 사람이 없는 '풍요속의 빈곤'이랄수도 있고 그만큼 우리사회 지도층에 도덕성에 문제가 많다는 걸 방증하는'총리지명파동'이었다.
▲노무현정부의 문재인 민정수석이 새정부의 고위직 인선과정에서 겪은 고충을 "못볼걸 봤다"로 집약했다.
열어보지 않았어야 할 '판도라의 상자'를 봤다는 얘기다.
고위직 1백여명을 고르면서 그 10배수인 1천여명을 추천받았다는데 대부분이 부동산 투기, 병역기피, 이중국적 등 도덕적 해이현상이 너무 많아 낙마시키면서 우리사회의 상층부 모럴해저드가 심각하다는 걸 실감했다고 실토했다.
▲결국 우리상류층은 상류에 걸맞게 살지않았다는 역설이 가능하면서 나라의 장래가 암담하다는 것도 함께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는 거꾸로 뒤집으면 지금까지의 우리의 인사검증시스템이 관가(官街)는 물론 민간기업체마저 없었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9급 공무원이나 평사원부터 철저한 검증을 거쳐 승진하거나 다음단계로 차곡차곡 올라가는 시스템이 구축됐더라면 이런낭패는 없었을 것이다.
인정과 의리, 적당주의가 만들어낸 합리성 결여가 빚은 비극이다.
참다운 '인재 구조조정'이 절실한 계제임을 웅변하고 있다.
박창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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