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암담한 敎育 현장의 분열.갈등

학교 현장의 분열과 갈등이 위험 수위를 넘어 치유되기 어려울 정도로 황폐화돼 가고 있어 안타깝다.

심지어 전교조와 비전교조 교원들 사이에는 사적인 자리까지도 기피하는 등 편가르기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으며, 학습권의 침해와 이로 인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악화의 길로만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최근 여교사에게 '차 시중'을 강요했다며 전교조로부터 사과 압력을 받아온 한 초등학교 교장이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은 살벌한 교육 현장의 현주소를 그대로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 충격적이다.

오죽하면 평생을 교단에 몸을 바쳐온 교장이 목숨까지 끊었겠는가. 더구나 이 학교의 교감은 여교사가 먼저 '차 한 잔'을 제안해 교장에게도 '한 잔 드리라고 말한 게 전부'라고 밝힌 바 있다.

설령 그 교장이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 하더라도 막무가내식의 집단행동을 벌인 건 너무 지나쳤다.

얼마 전엔 전교조가 교육감에게 인사 잘못을 시인하라는 반성문을 요구했고, 교육행정정보시스템과 교육 개방에 반대해 연가 투쟁을 벌였다.

이라크전 파병 반대운동 과정에서는 왜곡 교육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우리 교단이 어쩌다 이 같이 참교육의 추구보다는 '정치적인 투쟁의 장'으로 바뀌고, 합리적인 절차는 뒷전으로 밀린 채 집단적 힘의 논리만 무성해지고 있는지, 나라의 앞날이 걱정된다.

전교조가 교육의 민주화와 교권 수호를 위해 기여한 공로도 적지 않다.

하지만 힘 겨루기와 대립의 골만 깊게 만드는 투쟁과 구호를 난무하게 하는 분위기로 끌고 가서 교육 현장을 살벌하게 만들고 있다면 반성해야 한다.

이번 사건이 '한국 교육 현장의 죽음이며 교육의 파탄'이라는 지역 교장 단체의 비판에도 겸허하게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교육 현장의 고질적인 편가르기로 위계질서가 무너지고, 도덕성과 인성이 메말라가는 판에 우리의 아이들이 과연 무엇을 배우고, 어떤 가치관을 갖게 될 건지 암담하기 그지없다.

교육 현장이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참교육을 위한 정상에의 길을 되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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