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겉도는 사망자 현황

지하철 참사 대구시 수습대책본부는 7일 오전 6시 신상효(40·울산)씨 등 4명의 사망자 유해가 확인돼 8일 유가족들에게 인도하겠다는 보고서를 작성해 상부에 보고하는 것은 물론 기자들에게도 배포했다.

그러면서 대책본부는 이들 4명이 국과수의 이번 사고 추정 사망자 198명 중 신원 미확인자 25명 중에 포함돼 있던 사람들이며, 그때문에 신원 미확인 유해 숫자는 21명으로 줄었다고 했다.

한 관계자는 "명단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찰 수사본부를 거쳐 대책본부에 통보됐으며, 미확인 사망자 숫자가 점점 줄고 있어 지하철 참사 수습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친절한 해석'까지 아끼지 않았다.그러나 이 보고서는 4시간만에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다.

기자가 국과수와 경찰 등에 확인한 결과 4명의 유해 및 신원은 진작 밝혀졌으나 공개되지 않아 오던 108명의 유해 중 일부였다.

그 중 3명의 유가족은 희생자대책위에 냈던 위임장을 철회했고 1명의 유가족은 위임장을 내지 않은 경우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대책본부의 조급하고 부실한 업무가 또한번 드러난 것이다.

이날 국과수와 경찰 집계에도 신원 미확인 유해는 25명 그대로였지만 수습대책본부는 엉뚱한 보고서를 내놨다.

그리고 오후 3시 보고서를 통해 처음 발표를 정정했으나 "단순한 업무 착오이고 곧바로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느냐"고 변명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대구시의 공신력은 이번 지하철 참사 수습 과정에서 오락가락하는 태도로 만신창이가 돼 있다.

그런 중에 가장 기본적인 업무인 사망자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못하는 실수를 또 한 것이다.

공권력은 국민들이 위임한 것인데도 대구시는 계속 허둥대기만 하고 있다는 따가운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강병서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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