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과값 폭락 과수농가 시름

경기침체에다 대체과일인 딸기와 수입 오렌지의 공급과잉 등으로 사과값이 폭락을 거듭, 과수농가들이 시름에 잠겼다.

특히 사과값이 연일 폭락세를 보이며 회복기미가 없자 일부 산지농가들은 품질이 떨어지는 하품 등을 폐기처분하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경북능금조합에 따르면 최근 사과 가격은 15kg 기준 특상품 3만6천~4만5천원, 상품 2만9천~3만6천원, 중품 2만4천~2만9천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이같은 가격은 지난해 특상품 6만원, 상품 4만5천~5만원, 중품 3만7천~4만5천원에 비하면 30%이상 폭락한 가격이다.

더구나 특상품·상품·중품간의 등락 폭이 커지면서 중품이하 사과는 거래마저 뜸한 상태이다.

이처럼 사과값이 폭락하자 경북도내 저온창고에는 지난해 생산량의 상당수가 출하되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져 있는 형편이다.

전국 최대의 사과 산지인 의성지역의 경우 지난해 생산량 5만2천여t의 60%인 3만1천여t이 저온창고에 저장됐으나 현재 25% 내외인 5천여t만 출한된 채 나머지 물량은 창고에서 출하 날짜만을 기다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사과농들은 지난해 대출한 농약대금 등 영농비는 고사하고 자녀들의 학자금마저 마련치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데다 금융기관에서 빌려쓴 대출금이 연체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재섭 의성동부농협 조합장은 "사과값이 폭락하면서 농약대·영농자금 등의 회수율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며 "시름에 빠진 농가들을 돕기 위해 서울과 경기도의 농협물류센터 등에서 사과 직판행사를 여는 등 사과팔아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과농 서정식(49·의성군 점곡면 송내1리)씨는 "매년 가을 능금조합이 수매에 나서고 있으나 수매량이 적어 농가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처럼 사과값이 폭락할 경우 정부 차원의 수매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북능금조합 윤병호 판매과장은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데다 딸기·수입 오렌지 등 대체과일 공급이 증가한 것이 사과값 폭락을 부추기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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