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수기업 성공비결-(3)범상공

가장 수출이 잘 되고 흑자가 많이 날 때 미래를 대비하고 위기가 닥칠 때 신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기업 (주)범삼공은 1956년 대구 침산2가에서 삼공직물로 출발했다.

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전후 3년간 섬유수출 호황으로 회사 경영여건이 아주 좋을 때 범삼공은 불황에 대비, 다른 회사들보다 한발 앞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당시 중국이 일본으로부터 자동혁신직기인 워터제트룸을 연간 5만대씩 수입하는 것을 보고 앞으로 닥쳐올 한국 섬유시장의 위기를 직감했다는 것.

90년대 초부터 중간간부사원을 대상으로 기계를 대여해주고 1인당 3천만원을 제공, 소사장으로 자립시키는 '아웃소싱'을 단행했다.

이후 법인 부동산을 매각해서 직원들 퇴직금을 지급하고 회사의 금융부채를 상환해나갔다.

이 과정을 통해 회사의 내실을 다지고 경쟁력을 한층 더 키우게 됐다.

97년말 IMF 외환위기로 다른 회사들이 부도로 잇따라 넘어질 때 범삼공은 신기술 개발을 위해 과감히 신규투자에 나섰다.

다른 섬유회사들이 엄두도 내지 못하던 98년부터 5년간에 걸쳐 130억원을 쏟아 부었다.

3차에 걸친 설비투자 계획에 따라 1·2차는 기능성 섬유 개발, 3차는 기능성 필름 생산에 집중했다.

이러한 투자 결과 공기는 잘 통하고 방수가 잘 되는 '통기성 투습방수원단'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매년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이 늘어 수출량이 급증하고 있는데, 연간 임가공 매출이 170억원에 이른다.

후가공 과정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스판이나 조직이 엉성한 직물은 직접 코팅하기가 어려워 기능성 필름을 부착하게 되는데 올 1월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신기술로 만든 대표적인 제품이 스키복, 낚시복, 모터사이클복, 군복, 일회용수술복, 화생방복 등이다.

또 나노기술을 섬유에 접목시켜 꽃가루, 황사 알레르기를 방지할 수 있는 제품도 만들었다.

그밖에 전자파차단 공군전투복, 농민 방제복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신기술을 적용한 만큼 부가가치도 아주 높은 편이다.

위기를 기회로 끊임없이 신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범삼공의 새로운 노크에 세계시장은 항상 활짝 열려 있을 것이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