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동 VS 부상-(2)마라톤

김모(45·회사원)씨는 얼마 전 10km단축 마라톤에 출전한 뒤 오른쪽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평소 아프지 않았던 허리에도 통증이 생겼다.

김씨는 가까운 정형외과를 찾아 무릎과 허리의 방사선 사진을 찍고 진료를 받았으나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말에 다시 달리기를 시작한 김씨. 그러나 상황은 더욱 나빠져 달릴 때마다 통증이 찾아와 마라톤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달리기를 시작한 뒤 발바닥, 발목, 아킬레스건, 정강이, 무릎, 허벅지, 골반, 허리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병원에선 괜찮다고 한다.

과연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일까?

◇원인

평소 무릎이나 발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 달리기와 같은 운동 후에 통증을 호소하는 것은 대부분 근육이나 관절의 능력을 초과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를 전문 용어로 '과사용 증후군'이라고 한다.

걷기와 달리기는 '충격의 연속'이다.

연구에 따르면 달릴 때 받는 지면 접촉력은 걸을 때의 3~5배까지 증가한다.

몸무게 70kg인 사람이 달린다면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최소 210kg에서 최대 350kg의 충격을 받는다.

만약 이 사람이 42.195km를 달렸다면 이런 충격을 무려 2만8천여번 받게 된다.

달릴 때 다리의 뼈나 관절 근육에 얼마만큼 큰 힘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대부분 러너(runner)들의 근육과 뼈는 이런 충격을 흡수할 정도로 근육이나 관절 뼈가 충분히 강하지 못하다.

그래서 달릴 때 부상이 생기는 것이다.

◇예방

아프면 문제가 생긴 것이다.

진단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해서 전과 똑같이, 또는 더 많이 달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병이 없다고 해도 통증 그 자체는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이다.

이를 무시하면 큰 병으로 키우기 십상이다.

우선 엄청난 충격을 흡수할 근력을 키워야 한다.

러너들은 정강이 앞에 붙어 있는 전경골근, 그리고 무릎 위의 대퇴사두근을 강화해야 한다.

이 근육들이 충분히 발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달리면 정강이나 무릎에 통증이 생긴다.

대퇴사두근 강화에는 무릎이 90°될 때까지 구부렸다 일어서는 것을 반복하는 '스쿼트'가 좋다.

물론 헬스클럽에 있는 기계를 이용해 '스쿼트'나 '레그 익스텐션'이나 '레그 프레스'를 하면 도움이 된다.

반대로 몸 뒤쪽이 있는 근육들도 충분히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달리기를 하면 무릎과 허벅지 뒤에 있는 슬굴곡근(햄스트링)이 반복적으로 수축돼 유연성이 떨어진다.

슬굴곡근이 너무 팽팽하면 엉덩이 관절, 무릎, 허벅지 등에 통증과 부상이 생긴다.

종아리 근육은 아킬레스건에 붙어서 달릴 때 발 뒤꿈치를 들어올리고 발을 아래로 굽히는 역할을 한다.

이 근육이 달릴 때의 반복적인 수축으로 짧아지면 아킬레스건을 강하게 잡아당겨서 건염을 일어난다.

또 족저근막(발의 아치나 뒤꿈치 밑)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슬굴곡근과 종아리근육은 달리기 전후에 충분히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내몸에 맞는 달리기 찾기

달릴 때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는 발과 다리의 구조는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충격을 골고루 흡수해 별다른 문제없이 달릴 수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두 다리의 길이가 약간 다르거나, 발바닥으로 전해오는 충격을 흡수하는 발의 아치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다리 길이에 차이가 있으면 허리에 통증이 잘 생긴다.

아치가 너무 높으면 충격을 잘 흡수하지 못해 발목을 잘 접지르거나 발목 무릎에 통증이 잘 생긴다.

반대로 아치가 너무 낮아도 정강이 허리 발 등에 통증이 생긴다.

이런 문제는 생체공학적으로 설계된 보조기를 신발 안에 깔면 해결할 수 있다.

달리기 운동을 하고 난 다음 통증이 생긴 사람들은 발과 다리구조에 문제가 없는지 전문클리닉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근력과 유연성, 심장 상태, 발과 다리의 구조적 문제 유무 등을 파악하는 스포츠의학 검사를 받고 자신에게 맞는 달리기를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안재홍 원장(닥터굿재활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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