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개전 21일째인 9일 미.영 연합군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완전 장악, 사실상 이라크 전역에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24년 철권통치 체제가 붕괴됐다.
미.영 연합군은 이에따라 무정부상태에 빠진 이라크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이라크 반체제인사들을 규합, 후세인 체제 붕괴 이후를 이끌어갈 과도정부 수립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라크 과도정부 수립을 향한 첫 조치로 이라크 망명.지역지도자 회의를 곧 소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의 개최시기와 장소, 참석자 등 구체적인 계획은 과도정부 특히 망명지도자 아흐마드 찰라비의 역할에 대한 미국 정부내의 심각한 불화때문에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미군은 이날 바그다드 전역에서 도심으로 진격해 들어가 시내 전역을 장악했다.
미 제1 해병원정군은 디얄라강을 넘어 도심으로 진격, 교도소를 장악하고 이라크군이 설치한 방벽을 제거했다.
미 제5군단 산하 병력들도 바그다드 북부로 포위망을 좁혀들어가 이 지역을 장악했다.
알 자지라 TV방송은 9일 미군 탱크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전지역을 사실상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의 한 기자는 바그다드 시내의 모든 전투가 9일 정오경 끝났다며 공화국 수비대와 민병대의 저항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바그다드는 이제 함락됐다"고 밝혔다.
미 해병대는 이날 이라크 군중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바그다드 중심가에 있는 후세인 대통령의 대형 동상을 끌어내려 후세인 체제의 종식을 알렸다.
바그다드 시내에서는 주민들이 이라크군 병사와 민병대, 그리고 바트당원들이 떠난 군사시설, 정부 청사등에 난입해 책상과 컴퓨터 등 집기를 들어내고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는 등 무차별적인 약탈이 자행됐다.
모하메드 알 두리 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는 이날 이라크 관리중에서는 처음으로 "게임이 끝났다"면서 패전을 인정한 뒤 "이라크 국민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합군은 바그다드 전투가 사실상 종료됐다는 인식하에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이라크 북부 티크리트 지역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전쟁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미국 수뇌부는 바그다드 함락을 환영하면서도 후세인의 완전 제거와 이라크 국민 해방을 위해서는 아직 위험한 전투가 남아 있다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외신종합=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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