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장축소와 수입자유화에 따른 수산물 생산실적저조.유가인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어민들이 전업을 고려하고 있는 등 경북동해안 수산업계가 전례없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11일 경북도와 포항.영일수협 등에 따르면 경북동해안 수산업계가 올들어 1월말 현재까지 생산한 수산물은 7천257t(1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천390t(188억원)의 7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산실적 저조는 한일어업협정 이후 어장과 어자원이 줄어든데다 러시아.중국 등지의 값싼 수산물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주 수출국인 일본의 경기침체와 중국 수산물의 일본시장 잠식이 겹쳐 수출액도 4천400만달러에 그쳐 재작년의 5천200만달러에 비해 800만달러나 줄어든 반면 수입은 지난해 50만달러로 재작년 30만달러에 비해 오히려 배가까이 늘어났다.
이와 함께 3월말까지 포항지역에 위판된 전체 수산물도 4천845t(위판액 172억9천200여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천230t(183억1천500여만원)에 비해 수량은 무려 33%인 2천385t, 금액은 5.8%인 10억2천여만원이나 감소했다.
여기다 이라크 전쟁의 여파로 면세유 가격이 계속 인상돼 어민들의 경영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날 현재 고유황경유의 면세가격은 200ℓ 한 드럼당 7만1천360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5천600원이 올랐으며 지난해 평균가격 5만3천원에 비해서는 무려 1만8천원이나 올랐다.
이에 따라 어민들은 지난해보다 60여억원 가량을 추가 부담해야할 처지다. 이는 곧바로 어민들의 출어감소로 이어져 포항의 경우 지난 1월 1천370여척이 출어해 지난해 같은기간 1천650여척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처럼 수산업이 위기상황에 놓이자 경북 동해안지역 어민 10명 가운데 3,4명이 어업을 포기하고 전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한달동안 연안어선 감척물량을 조사한 결과, 동해안지역 10t 미만의 연안어선 4천200여척 가운데 34.3%인 1천441척이 감척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포항이 1천637척 가운데 651척이 감척을 희망했으며 영덕 407척.울진 320척.경주 40척 .울릉 23척 등이고, 업종별로는 연안자망이 669척으로 가장 많았고 연안통발 408척.연안복합 321척.양조망 42척 등이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구룡포자망선주협회는 오는 12일 영일신항만 해상에서 집단시위를, 경북어류양식협회는 오는 18일 해양수산부앞에서 시위를 각각 계획하고 있다.
포항수협 관계자는 "어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계속 조업하면 할수록 적자만 커져 도산하는 어민들이 속출하기 때문에 감척을 서두르고 있다"며 "정부의 어민들에 대한 특별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도 김병목 해양수산과장은 "지역 수산업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장정화와 함께 무조건 잡는 어업에서 벗어나 총허용어획량제도 등 어업자원 관리체계를 구축해 어자원을 보호해야 한다"며 "넙치 등 수출주력 품목을 육성하는 한편 원산지표시 이행여부 지도 단속강화 및 직거래 활성화를 통한 국내 수산물의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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