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부시 몰락의 길 갈 것인가

TV로 이라크전쟁 진행과정을 지켜보면서 두가지 의문이 우리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하나는 많은 돈과 힘을 들여 오랜기간 가꾸어 왔을 도시를 저렇게 무지막지하게 파괴해 버리는 만행을 하늘이 용서할 것인가 하는 안타까움이었다.

다른 하나는 그 폐허더미에서 다리가 잘려 나가고 머리나 팔다리에 총상을 입어 울부짖는 어린이와 부녀자들의 원망어린 눈빛은 어느 누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의 이런 답답한 고민과는 무관하게 개전 3주만에 바그다드가 허망하게 함락되면서 이라크전쟁에 대한 TV의 포커스는 전쟁참상 보다는 종전 후 복구에 따른 참전국이나 반전국의 경제적 잇속 챙기기에 비중이 맞춰지고 있어 우리의 마음을 더욱 슬프게 한다.

대량살상과 대량파괴는 20세기 식민시대, 냉전시대의 어리석음 이었다.

그래서 21세기에는 이러한 야만적 행위를 청산하고 평화와 화합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우리는 뉴밀레니엄 벽두에 소리높여 외치지 않았던가. 그러한 희망의 다짐은 어디로 다 사라지고 우리는 대량살상과 대량파괴를 또다시 되풀이하고 있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해 그 원인은 세계사의 진행에 역행하는 미국의 제국주의 욕심과 이에 추종하는 국가들에 있다는 것이 양심적인 대다수 세계 지성인들의 관점이다.

그리고 이들은 로마제국 이래의 최강국 미국은 이 전쟁을 계기로 이제부터 몰락의 길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라크전 주도국 미국과 영국은 이제 승전고를 울릴 채비를 하며 새로운 세계질서재편에 자신만만해 하고 있지만 그들의 청사진대로 쉽게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다.

* 대량살상.파괴는 야만행위

우선 이라크전이 끝나면 틈이 갈라질대로 갈라진 유엔(UN)과 유럽연합(EU)과의 관계를 재정립 해야하는 난제가 가로놓여 있다.

유럽연합과의 관계는 반전주도국 프랑스와 독일이 종전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반미자세를 누그러뜨리고 있어 낙관적으로 보는 분석도 없지 않으나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는 않을 것이다.

냉전종식 후 미국 단독의 세계지배에 맞서 양극 또는 다극체제 구성을 꿈꾸는 유럽연합의 기본적 노선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엔과의 관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오래전부터 유엔무용론을 제기해온 미국은 이라크전 결의에 미온적이었던 유엔을 세계질서재편서 배제하고 싶겠지만 유엔은 종전 후 이라크복구에 적극개입을 결정하고, 프랑스 독일 러시아와 보조를 같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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