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애니메이션 미래 우리들 어깨에...

"주변에서 가끔 '왜 어렵고 돈 안되는 만화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일은 단순히 만화가 아니라 전통문화 등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새롭게 창출하는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이죠".

안동정보대학 애니메이션과를 졸업한 다섯명의 '꿈을 굽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카카오 스튜디오'의 장윤미(26)씨.

장씨는 지난해 이 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동료들과 함께 애니메이션으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작, 제공하는 카카오스튜디오를 창업하면서 나이도 잊은채 꿈을 굽는 소녀로 살아가고 있다.

이인정(25)씨도 그때부터 함께 해오고 있다.

이들이 애니메이션과 인연을 맺은 것도 비슷한 닮은 꼴이다.

두 사람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 평소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지고 학원을 다니기도 하다 이 학교에 입학한 늦깎이 대학생 출신이라는 것.

또 대학시절부터 두 사람은 다양한 공모전에 출품해 실력을 인정받는 등 서로를 보듬어주는 동료로 때론 서로의 경쟁자로 지금까지 함께 해오고 있다.

특히 최근 안동국제탈춤축제 추진위가 개최한 탈춤축제 캐릭터 공모전에서 장씨와 이씨가 나란히 대상과 금상을 차지하고 강지호(22.여) 이상경(27)씨가 각 특.입선을 받는 등 '카카오' 사람들의 실력은 지역에서 독보적이다.

"늦깎이 대학생이 애니메이션 계통의 창업을 꿈 꿀 수 있었던 것은 애니메이션학과 교수들의 특별한 교육방법과 동료들의 열정으로 가능했다"라고 밝히는 이인정씨는 가냘픈 몸에서 힘이 절로 솟구쳐 보인다.

안동정보대학 애니메이션학과는 북부지역에서는 유일한 애니메이션 계통 학과로 지난 99년에 신설된 이후 지금까지 4년 연속 문화관광부 창작애니메이션 지원학과로 선정돼 3, 4천만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

특히 2002년도부터 학제를 3년제로 편성하고 학생들의 취업문제 해결을 위해 문화인프라 구축과 문화콘텐츠 사업에 일찌감치 교육목표를 세우고 졸업생들을 배출해오고 있다.

이들을 지도해 온 학과장 전형도(38) 교수는 "몇년새 이 계통 학과들이 폭증하고 졸업생만도 1년에 8천명을 넘어서고 있다"며 "애니메이션계통 종사자들을 2만여명으로 볼 때 이같은 대학들의 추세는 한때 지나는 바람같은 모양새로 알맹이 없는 인적자원을 양성하는 꼴이다"고 했다.

한마디로 학교들이 신입생 유치에만 열을 올려 인기학과를 앞다퉈 개설하면서 붐과 유행처럼 알맹이 없는 애니메이션학과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

장윤미씨는 "지역에서 한계를 극복하고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장윤미식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개발할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지금 당장 경제적으로 어렵더라도 북부지역에 흩어진 하회마을이나 유교문화를 기반으로 현대에 맞게 문화를 재창조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할 것"이라 말하는 이인정씨의 얼굴에 환한 봄볕이 든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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