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칵테일

해가 길어진 봄날 저녁,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다 보면 향긋한 칵테일 한 잔이 생각난다.

마주 앉은 사람과 편안하게 대화하며 하루의 피로를 풀거나 혼자서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칵테일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술의 개념이 '취하기 위해서 마시는 술'에서 '즐기는 술'로 바뀌면서 칵테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가볍게 즐길 수 있어 20대에서 50대까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아직 일상적인 술은 아니다.

누구나 한두 가지 칵테일 이름은 외고 있지만 막상 칵테일에 대해서 물어오면 우물쭈물하기 일쑤.

칵테일이란 '여러 가지 양주와 과즙, 향미 등을 혼합해 만든 음료'라고 할 수 있다.

칵테일 종류에 따라 정해진 잔이 따로 있고 빛깔도 독특해 분위기와 기분에 따라 골라 마실 수 있다.

칵테일의 가장 큰 장점은 보기도 좋고 알코올도수도 낮아 시각과 미각을 모두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현재 칵테일의 종류는 전세계적으로 500여가지가 넘지만 일반인이 즐기는 것은 몇 가지로 압축된다.

여성들이 주로 찾는 칵테일은 빛깔이 곱고 달콤한 것. 푸른 하늘 아래로 붉은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스카이 선라이즈'는 특히 오묘한 색깔을 띠고 있어 인기가 좋다.

또 노새가 뒷발로 차는 것과 같다는 '모스코뮬'은 첫 맛은 상큼하고 시원하지만 은근히 취기가 도는 칵테일. 연하고 달콤한 '아메리칸 뷰티', 초콜릿 향이 나는 '카카오피즈'도 여성들에게 적합하다.

여름에는 얼음을 갈아넣은 '준 벅'이 시원하다.

도수가 높고 강한 칵테일로는 칵테일의 제왕 '마티니', 커피향이 감도는 '블랙 러시안', 7가지 술을 섞어 마실 때는 단 맛이 나지만 마시고 나면 취하게 되는 '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 등이 있다.

특히 보드카가 들어간 칵테일은 '마법의 술'이라 불리는데 무색, 무미, 무취인 보드카의 특성상 마실 때는 음료수 향만 나지만 마시고 나면 취하기 때문.칵테일을 마실 때 유의할 점 중 하나는 시간. 증류주와 탄산음료 등을 섞은 '롱 드링크'는 천천히 마셔도 되지만 여러 가지 술을 섞어 작은 잔에 나오는 '쇼트 드링크'는 10, 20분 내에 마시는게 좋다.

오래 두면 섞인 술이 다시 분리돼 제맛을 즐길 수 없기 때문.

또 칵테일을 마실때 잔의 스템(잔의 길다란 다리부분)을 잡아야 하는 것도 유의해야할 점 중 하나다.

칵테일의 향과 맛을 더하기 위해 일부러 잔을 차게 했기 때문에 손의 온기로 온도가 변하면 최상의 맛을 즐기기 어렵다.

집에서 칵테일을 만들어 마실 수도 있다.

이땐 보드카와 오렌지주스를 섞은 '보드카 오렌지'나 위스키와 콜라를 넣은 '위스키콕', 드라이진과 토닉워터가 혼합된 '진토닉' 등 '롱 드링크'류가 적당하다.

술과 음료의 비율은 기호에 따라 조절하면 되지만 1대 3 또는 1대 5정도로 만드는 게 보통이다.

안주는 간단한 과일이나 햄, 치즈가 일반적이다.

칵테일에 곁들여 나오는 체리, 파인애플, 레몬, 올리브 등은 칵테일을 다 마신 후 안주삼아 먹으면 된다.

칵테일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올리브는 조강지처 맛, 체리는 애인 맛'이란 우스갯소리도 있다.

올리브는 첫 맛은 짭짤하지만 끝맛이 구수한 반면 체리는 처음엔 달콤하지만 뒷맛이 없기 때문이란 것.

오늘 저녁, 좋은 사람들과 향기로운 칵테일 한잔에 취해보면 어떨까.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사진협조: 칵테일 바 '마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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