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대구 동양의 김진 감독은 챔프전 6차전에서 원주 TG의 우승이 확정되자 자리를 뜨지 않고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남아 전창진 감독과 허재 등을 비롯한 TG 선수들에게 일일이 축하의 악수를 건넸다.
김진 감독은 98-99 시즌 32연패와 꼴찌, 2000-2001 시즌 최하위를 기록했던 팀을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프전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또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아 '만리장성'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내면서 감독으로서는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이번 시즌에도 라이언 페리맨과 전희철이 빠져나가 전력 약화가 우려됐던 팀을 정규리그 1위까지 올려놓아 명장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김진 감독은 지장이자 덕장으로 꼽히고 있다.
시즌 초 외국서적을 탐독해 지역방어를 연구했고 아시안게임과 챔프전에서는 이를 활용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시즌 중에도 백업 포인트가드 박지현을 김승현과 함께 '투 가드 시스템'으로 가동하는 등 혀를 내두를 용병술을 구사하기도 했다.
평소 선수들과 허물없이 대화를 나눠 선수들에게는 '친형' 같은 감독의 이미지를 심어 주었고 박재일, 이정래, 박훈근, 이지승 등 벤치멤버들도 버리지 않고 제 역할을 준 것은 바로 덕장의 면모였다.
선수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잊지 않은 김진 감독은 우승 파티에 여념이 없는 TG 선수단을 뒤로 하고 잔잔한 미소를 남긴 채 경기장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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