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영 연합군 치안활동 개시

미·영연합군의 바그다드 점령 이후 약탈과 혼란이 확산되면서 치안불안에 분노한 일부시민들이 반미시위를 벌이는 등 비난이 높아지자 미군은 13일 본격적인 치안활동에 돌입했다.

미군은 티크리트를 제외한 지역의 주임무를 전투에서 치안유지로 전환해 이라크 경찰과 합동 순찰을 실시키로 합의하고, 약탈자를 감금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무정부 사태가 일부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군은 13일 티그리스강 교량을 건너던 주민 25명을 멈춰 세운 뒤 남의 물건을 훔쳐 달아나던 3명을 감금, 개전 이후 처음으로 범죄행위에 적극 개입했다.

그러나 바그다드에서는 주민들이 이라크 국립박물관과 병원, 관공서, 이라크 고위관료의 집 등을 무차별적으로 약탈해갔다.

이라크인들은 13일 미군이 바그다드 중심부 티그리스강의 교량 2개를 재개통하자 다리를 건너 아직 약탈이 일어나지 않은 티그리스 강서쪽으로 넘어와 알-살람 대통령궁 등으로 몰려가 귀중품들을 닥치는대로 훔쳐갔다.

또한 이라크 주재 외교공관들의 전쟁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바그다드 시내 한국대사관도 포격과 약탈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의 집과 최고(最古)의 유물을 자랑하던 이라크 국립박물관이 12일 약탈된 데 이어 13일에는 희귀 도서들이 소장된 국립도서관이 시민들의 난입 이후 불탔다.

AFP통신은 이날 바그다드가 미군에 함락된 후 처음으로 수십 명의 이라크인들이 시내 중심부의 팔레스타인 호텔 앞에서 범죄행위에 대한 미군의 안일한 대처를 비난하며 반미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한편 미군은 또 대규모 공중 및 지상 전력을 앞세워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고향이자 추종세력의 마지막 거점인 티크리트에 진입함으로써 이곳 함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미군은 13일 전투기 및 헬기의 지원을 받아 후세인 대통령 추종자들의 최후 보루로 바그다드 북쪽으로 180㎞ 떨어진 티크리트로 진격, 이라크 군과 산발적인 전투를 벌였다.

미 해병대는 이날 탱크 250대를 앞세우고 티크리트로 진입해 시 외곽 지역에서 이라크군 탱크 5대를 파괴하고 최소한 15명을 사살하는 전과를 올렸다고 미 CNN방송이 보도했다.

외신종합=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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