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의력교실-변화에 대한 민감성 길러주자

낮에 미장원에서 머리를 새로 단장하고 모처럼 모양까지 낸 부인이 퇴근하고 들어오는 남편을 현관에 세워놓고 물어본다.

"나 뭐 달라진 것 없어요?"

남편은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는 듯 아내를 쳐다본다.

"뭐가 달라졌는데?"

"잘 봐요. 뭐가 달라졌는지?"

"달라진 게 뭐가 있다고 그래. 아침에 그 얼굴이구만. 밥이나 줘·"

이쯤되면 남편은 시쳇말로 간이 보통 큰 사람이 아니기도 하지만 우둔하고, 미련스럽고, 무뚝뚝한 사람에 속한다.

대체로 이런 사람에게서는 창의성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변화에 민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변의 사물이나 현상의 변화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예민하고, 센스(감각)가 있고, 민감하게 관찰하는 성격이 있어야 창의력이 생긴다.

창의성 연구로 유명한 토란스라는 학자는 "창의력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에 대한 민감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민감성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문제를 꼼꼼히 따져 읽어보게 한다.

이 문제가 무엇을 요구하는가? 조건은 무엇인가? 내가 해결할 수 있는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누구의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 등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보는 습관을 심어주어야 한다.

다른 방법으로는 두 가지 사물을 비교하는 훈련을 자주 해보게 하는 것이 좋다.

아빠, 엄마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실제 모습과 어떻게 다른지 말해보게 한다든가 지금 가지고 노는 여러 가지 인형들의 다른 점과 비슷한 점을 말해보게 한다.

또한 아이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있을 것이 제자리에 다 있는가?' '빠진 것은 무엇인가?' '더 있으면 좋은 것은 무엇인가?' '모순된 점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함으로써 민감성은 길러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작은 변화를 일찍 알아차릴 수 있게 되고 그것은 곧 큰 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

이는 곧 창의력의 발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동원(대구시 교육청 초등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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