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설> 25일까지 종합평가 후 선정

양성자가속기 유치 후보지가 대구시와 전북 익산시 등으로 압축된 가운데 15일 오후 5군데 가운데 2곳의 적지를 선정하는데 이어, 16일부터 25일까지 종합평가를 거친 뒤 2곳 가운데 최종 설치지역을 결정짓게 된다.

싱크탱크 집단인 경북대, 부지를 제공할 동구청 그리고 대구시가 전북 익산시와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는 이유는 기초과학시설인 양성자가속기가 들어설 경우 첨단산업에서부터 무기, 의료, 응용과학에까지 미칠 엄청난 파급 효과 때문이다.

양성자가속기 기반 공학 프로젝트 유치에 역량을 결집시켜 양파전으로 압축시킨 대구시와 전북 익산군은 심사위원단의 평가에서 1위를 했더라도 양성자개발사업단 운영위원회의 종합평가에서 순위가 역전될 변수도 무시하지 못하는 만큼 사활을 건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대구시와 익산시는 모두 「정치적 선정」만 배제한다면 자기 시도가 양성자가속기 유치지로 선정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봉환 전북도 경제통상실장은 『입지여건, 연구인력, 배후지원시설 등에서 익산시와 대구시가 모두 후보지로 손색이 없지만 전북도의 양성자자가속기 유치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익산에 유치돼야 하는 당위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성철 대구시 과학기술진흥실장은 『대구시의 양성자가속기 유치 사업계획에 대해 경쟁후보지조차 대구가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며 『이 프로젝트는 위기를 맞고 있는 대구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대구시가 과학기술도시로 거듭나는 첫 단추이기 때문에 반드시 객관적인 실력으로 성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유치효과

지자체들이 대표적인 기초과학 연구시설로 분류되는 양성자가속기 유치에 왜 사활을 거는가. 양성자기반공학기술 개발단계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살펴보면 간단히 수긍이 간다.

양성자 기반공학 기술개발사업단에 따르면 수입대체효과 연 6억6천200만달러, 수출 연 2억6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양성자기반공학 기술개발 사업자체만 분석한 것.

양성자가속기 착공후 3년이 지나 「20Mev급」시설이 가동되면 다기능성 플라스틱 제조, 차세대 집적회로(ULSI), 초소형기기(MEMS), 신종 유전자원 개발, 반도체 산업 등에 산업 연관효과가 나타난다.

이같은 산업화 효과는 10년 후 「100Mev급」으로 발전하면 내방사선반도체 소자개발, 인공위성 탑재장비 개발, 우주환경 영향평가, 방사선 생물학, 전자 및 대전자전 무기체계 개발, 대인용 RF(라디오주파수) 무기체계, 마이크로웨이브 원거리통신 시스템 등에 원천기술을 제공하게 된다.

정부의 후속투자로 「1Gev급」양성자가속기가 운영될 때는 초정밀 양성자 유도기술, 실시간 영상처리 기술, 각종 암치료, 단백질 실시간 분석 및 관련시약 개발, 노화방지 연구, 신종 RI(동이원소)를 이용한 새로운 치료법 및 진단기술, 핵파쇄 중성자를 이용한 나노분석 기술로까지 활용될 수 있다.

▨대구시의 유치전략

양성자가속기를 황용한 연구성과를 극대화하고 또 결과물을 산업화시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경제적 효율측면에서 대구시는 경쟁후보지를 압도한다.

대구시의 사업계획안에 따르면 동구 율암.각산동 일대 94만평의 부지에 양성자가속기 연구단지 및 지원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양성자가속기와 부대지원시설, 연구기관 용도에 61만평, 과학공원 3만평, 30만평의 배후 지원시설(경북대 매여동 부지)을 조성하겠다는 것. 1천500여억원의 사업비는 시비 1천381억원, 경북대 등의 현물출자 및 현금 160여억원으로 충당할 계획으로 있다.

대구시는 양성자가속기 유치지역을 중심으로 20개 종합대학이 있어 인적자원이 풍부하고 1만5천여개 산업체가 기초과학 및 산업기술 활용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양성자 가속기 유치지역이 지리적으로 고속도로, 공항, 철도와 연결돼 전국 각지에서 연구인력과 산업체관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다른 중.소도시보다 앞선 대구시의 주거 및 교육환경도 매력적인 요소다.

또 양성자가속기 유치를 주도하고 있는 경북대 고에너지 물리연구소는 포항공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KAIST 전남대 등 17대학 40명의 박사급 연구원과 석박사과정 100명으로 구성된 국내 유일의 우수연구센텨(SRC 과학재단 선정)로 세계적인 연구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손동철 경북대 고에너지물리연구소장은 『교통 환경 등 입지여건, 연구인력, 양성자가속기 사업의 R&D 확장성, 산업화 여건 등에서 대구시가 가장 유리한 조건이어서 양성자가속기 유치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 전북 익산시의 유치전략

익산시는 왕궁면 동봉리 일대 20만평의 부지에 부대시설과 연구지원 시설을 건립하고 800억원의 사업비를 전액 시비로 충당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익산시는 사업제공부지 20만평 이외에도 양성자기반공학 연구단지를 위해 추가로 30만평을 확보할 계획이고 완주과학산업단지, 익산 제3공단도 4km내에 있어 시설확장성이 좋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사업단이 요구하는 연구시설 외에도 기술이전센터, 학습체혐관, 홍보관 등을 건립 운영하겠다는 것.

또 향후 80만평까지 사업단지를 확장하겠다는 단지조성계획도 유치계획안에 포함시켰다. 유치부지의 경우 직사각형 형태여서 시설배치에 적합하고 지반이 화강암류로 안정성이 높은 점도 대구시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

지리적으로는 철도와 고속도로로 둘러싸여 있고 항공 항만 등 교통접근성도 뛰어난데다 전주와 익산, 대전 등지에 10여개 대학이 위치하는 등 교육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것도 강점으로 내세운다.

김성수 전북도 과학산업과장은 『전북도의 낙후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양성자가속기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의 유치가 절실하다』며 『익산시의 유치후보지는 개발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는 것이 강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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