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양성자가속기 왜 유치해야 하나

대구를 동남권 연구개발 허브(HUB)로, 여기에서 파생되는 기술을 실용화 시켜 포항에서 구미에 이르는 경북지역을 산업화와 연구개발 벨트로 구축하자는 우리 지역의 소망이 과연 허황된 꿈일까?

전국 최하위의 1인당 GRDP를 나타내고 있는 대구경제에 획기적인 전기가 필요하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바로 이같은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양성자가속기를 유치해 지역발전을 견인하고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것이다.

가속기가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미래산업에 필요한 원천기술 개발, 신 산업창출, 기초과학연구 등에 활용될 수 있으므로 과학기술 중심도시의 핵심시설이 된다.

100메가볼트 가속기가 완성되면 바이오, 나노, 우주, 의료 분야 등에서 관련 과학기술자들이 가속기를 활용, 신기술을 개발하고 테크노파크 등을 통하여 벤처산업화 할 수 있다. 또 대기업도 이 시설을 활용, 기술을 직접 개발하고 산업화할 수 있다.

의료기관도 활용도가 높아 시민들에게는 직접적인 혜택을 입을 수 있다.

미국캘리포니아주 로마린다 대학 양성자암치료센터는 세계 최초로 양성자가속기를 활용하여 이 분야의 연구, 기술 분야에서 세계 선두주자가 된 예가 있다.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브루크헤이븐국립연구소(BNL)의 양성자가속기는 1957년 건설 당시 세계 최초, 최고에너지 가속기였다. 이후 오메가입자, 참입자, 중성미자 발견 등으로 네 번에 걸쳐 노벨물리학상 수상을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40년이 넘은 현재도 아주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초과학에서의 초대칭 입자의 존재를 예견할 수 있는 뮤온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이 연구소는 다양한 가속기를 갖추어 의료, 화학, 환경, 에너지, 방사선 안전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를 하고 있고 인근 및 미국 전국의 산업체에 신기술을 공급하는 모체가 되고 있다.

스위스와 프랑스 양국에 걸쳐 있는 제네바시의 유럽공동입자물리연구소(CERN)는 유럽 공동으로 설립돼 50여년 역사를 갖고 있다. 이곳은 미국 BNL과 비슷한 양성자가속기를 만들어 많은 연구업적과 기술을 개발성과를 거둬 세계 최고의 연구소로 인정받고 있다.

이 연구소 부근에는 기술 공동개발, 기술 이전을 활용하려는 많은 벤처기업들과 산업단지가 조성됐고 인근의 프랑스 접경지역에도 상제니 등 과거 농촌이었던 여러 도시지역이 완전히 산업단지로 바뀌고 있다. 지난 12년간 매년 이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그 발전상을 보면 가속기연구소가 미칠 수 있는 장기적인 영향이 바로 이런 것이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양성자가속기가 세계적인 연구시설이 되려면 입지여건이 뛰어나야 한다. 무엇보다 가속기 시설을 확장할 수 있는 충분한 부지가 있어야 하고 국제적으로나 국내 전문인력이 쉽게 방문하고 장기체류 할 수 있는 주거환경, 자녀교육, 가족들의 사회활동 측면에서 편리해야 한다.

이와 함께 부근에 과학과 산업인프라가 잘 갖춰져야 한다. 양성자가속기 개발과 활용에 참여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다양한 활용분야에 세계 최고급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대학들도 있어야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구시와 경북이 접경을 이루는 대구 동구 안심지역 부지는 양성자가속기가 들어설 최적의 입지여건을 갖춘 곳이다. 부지일원의 7천여 세대주가 유치를 결의했고 530만 주민을 가진 대구와 경북, 가속기 제작 경험을 가진 포항공대가 지원하고 있으며 경북대를 중심으로 영남대, 계명대, 대구대 등 지역의 모든 주요 종합대학이 참여, 사업추진 능력을 갖췄다. 대도시 규모의 재정으로 사업비 확보가 용이한 점 등 거의 모든 평가분야에서 타 유치기관보다 우월하다.

양성자가속기를 유치해 10여년 후 미국 뉴욕 브루크헤이븐연구소, 시카고 페르미연구소, CERN, 독일 함부르크의 DESY, 일본 추쿠바의 KEK 등의 시설과 어깨를 견줄만한 국제적인 연구시설로 발전하게 되면, 대구의 양성자가속기는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될 것이다. 이런 시설이 바로 우리 지역이 지향하는 동남권 연구개발 허브에 걸맞은 시발점이 되고 지역 발전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이다.

시.도민들이 힘을 모아 양성자가속기를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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