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뉴스초점> 시내버스 파업위기는 "연례행사?"

대구시민들의 발인 시내버스가 해마다 '파업위기'를 되풀이 하고 있다. 이때문에 시민들은 버스업계의 임금 교섭기가 될 때마다 불안해 하며, 올해는 지하철 부분 운행으로 여건이 나빠 더 걱정하고 있다.

◇단체행동 반복 = 대구 시내버스 노조는 지난 5년(1998∼2002년) 간에만 임단협 교섭 결렬을 이유로 두 번이나 전면 파업했다. 1998년에는 2시간, 2001년에는 13시간 파업했으며, 2001년 경우 4월27일에 32개사 버스 1천719대가 새벽부터 전면 운행 중단됐고 대구시가 400여대의 대체 버스를 투입했으나 역부족이었다.

파업까지 가지 않은 해에도 파업 직전에야 교섭이 타결되는 벼랑끝 교섭을 계속했다. 2000년에는 파업 돌입 2시간 전 극적으로 타결됐으며, 2002년에는 단체행동 수순을 밟다가 파업 시작일 나흘 전에야 합의됐다. 사실상 파업위기가 매년 되풀이돼 온 것.

◇올해의 쟁점 = 시내버스 노조(자동차노련 대구지부)는 지난해 말 요금이 올라 버스 대당 월 수익금이 140여만원 증가한데다 올해 중앙정부 및 대구시로부터 재정지원금(102억원), 유가 조정 지원금(25억원), 비수익노선 손실 보조금(6억원) 등을 지원 받을 경우 15.5% 이상의 임금 인상 재원이 확보된다고 주장했다.

장용태 지부장은 "그런데도 기본급 9.15% 인상이라는 최소한의 요구에조차 사용자측이 불성실하게 대처하고 서비스 개선에 필요한 공동배차제 폐지 요구도 거부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은 9.15%, 부산은 7.5%, 인천.광주는 5% 인상에 합의했다.v

반면 사용자측은 지난해 말 이후 기름값이 오른데다 중앙로 통제 등 여파로 수익이 오히려 줄었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우리가 제시한 기본급 2.5% 인상안도 어렵게 결단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전체 회사의 60% 이상이 자본잠식 상태일 정도인 버스업계의 저수익 고비용 구조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생활비 상승 등으로 기사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지만 현재의 수익구조로는 회사측이 수용하기 힘들다는 것. 이는 파업에까지 이르는 갈등이 앞으로도 또 되풀이될 것임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떻게 풀어야 하나? = 대구시 정순식 버스운영 담당은 "자가용 증가 등으로 경영이 어려워진 뒤 2001년부터 대도시 시내버스 회사들에 정부가 재정지원금(국비.지방비 절반씩 부담)을 지급해 왔으나 올해는 대구시 재정이 워낙 어려워 자체 부담분을 20여%밖에 확보하지 못했다"며 "중앙정부 지원이 더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계명대 교통공학과 김기혁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정부가 지원하는 처방이 사용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노선 입찰제 도입 등을 통해 버스업계의 수익구조를 향상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대중교통특구 지정 및 고급형 버스 도입 등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표 = 최근 6년간 대구 시내버스 쟁의 형태

시 기 내 용

2003년 4월 총파업 결의→4월28일 파업 예정

2002년 3월 쟁의조정 신청, 파업 예고, 파업 나흘 전 타결

2001년 4월 파업 돌입→13시간 동안 운행 중단

→파업 당일 오후 5시쯤 타결

2000년 4월 파업 돌입 2시간 전 타결

1999년 4월 파업 하루 전 타결

1998년 4월 파업 돌입→운행 중단 2시간만에 타결

택시 부제 해제·유료 승합차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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