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는 언제부터 한반도에 불어 닥쳤을까.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삼국시대부터 황사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삼국사기 등 우리나라 고전엔 '흙이 비처럼 떨어진다'고 해 우토(雨土), 토우(土雨)라 기록했고, '흙비'라 부른 것으로 전하고 있다.
최초의 황사 현상 기록은 삼국사기에 나타난 서기 174년(신라 아달라왕 21년) 음력 1월 우토라는 표현. 이후 '흙이 비처럼 내린다'는 뜻의 우토는 850년까지 신라·백제·고구려에서 8차례 사용됐다.
황사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이는 기록은 15건이다.
서기 379년 백제 근구수왕때 '흙가루가 비처럼 하루종일 내렸다', 서기 644년 고구려 보장왕때는 '평양에 붉은 눈이 내렸다'는 등의 기록이 있다.
고려시대에도 1017년부터 1372년 사이 우토란 용어를 사용한 기록이 43건이나 된다.
조선왕조실록엔 황사 현상이 주로 토우란 표현으로 사용됐고, 수도뿐 아니라 지방에서 관측된 기록도 보인다.
황사 현상 42건, 황사에 비나 눈이 섞여 내린 기록 8건, 안개와 우박과 관련돼 나타난 현상 7건 등이다.
서기 1186년 고려 명종 16년 '눈비가 속리산에 내려 녹아서 물이 됐는데 그 색이 핏빛과 같았다'는 기록이 있고, 서기 1550년 조선 명종 5년 3월 22일에도 '한양에 흙이 비처럼 내렸다.
전라도 전주와 남원에는 비가 내린뒤 연기같은 안개가 사방에 꽉 끼었다.
쓸면 먼지가 되고 흔들면 흩어졌다.
25일까지 쾌청하지 못했다' 등의 기록이 있다.
그러나 19세기까지만 해도 황사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 부족으로 하늘이 노해 비·눈이 아닌 흙가루를 뿌린 것으로 보고 죄수를 풀어주거나 자격없는 신하가 벼슬자리에 앉았다며 사직을 요청한 기록이 곳곳에 보인다.
중국 문헌에서 황사 현상과 관련된 최초의 기록은 우토라는 용어가 사용된 기원전 1150년이다.
우리나라에선 1910년 이후 '황사'란 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론 사하라사막에서 불어오는 '사하라 먼지(Saharan Dust)'와 구분되는 '아시아 먼지(Asian Dust)'로 불리고 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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