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향토 과학연구소-(3)경북대 고에너지물리연구소

아주 높은 온도의 물체는 구성하는 입자들의 운동에너지가 아주 높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이 핵 물질 내부보다 더 높은 고에너지 상태에서는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고에너지 상태에서 물질을 관측하면 물질이 어떻게 구성되었고 어떻게 서로 반응하며 어떻게 다른 물질로 바뀌게 되는지를 알 수 있다.

경북대 고에너지물리연구소(소장 손동철 물리학과 교수)에서는 물체의 입자를 직접 가속시켜 고에너지 상태로 물질을 만드는 장치인 가속기와 이 때 생성되는 고에너지 입자를 검출하는 검출기를 만들어 입자를 검출하는 특수장비를 직접 제작, 실험연구를 수행한다.

이런 특수장비들은 우주항공, 국방, 생명공학 및 의료기술, 정보통신 및 전자산업, 소프트웨어 산업, 신소재 산업 등의 첨단기술 개발에 쓰인다.

MRI와 CT 등 병원에서 쓰이는 장비와 인공위성 사진을 3차원으로 복원하는 기술은 이미 상용화 됐다.

고에너지물리연구소는 2000년 과학기술부 지정과제 공모로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우수연구센터로 지정됐다.

2009년까지 9년 동안 매년 약 1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 받는다.

작년 연구비 집행은 정보통신부 과제를 포함해 모두 19억원에 달했다.

이 연구소의 최대 장점은 국내외 연구네트워크가 잘 짜여져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수연구센터에 포항공대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12개 대학 20여명의 교수를 포함, 16개 대학 연구진 37명과 대학원생 83명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국제 고에너지물리 공동 네트워크도 구축돼있다.

일본, 유럽, 중국의 4개 주요 연구소 및 연구그룹과 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연구활동도 활발하다.

우수연구센터로 지정된 이후 2년 반 동안 SCI(미국 ISI사에서 제공한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논문 수는 237편이나 된다.

"2004년부터 3년간 우주공간에서의 반물질과 물질의 비를 정밀 측정하거나 암흑물질의 존재 가능성을 살펴보는 실험을 수행할 우주정거장 실험용 방사광검출기 제작에 공동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손동철 교수는 이 외에도 미국 페르미연구소에서의 양성자-반양성자 충돌 실험과 유럽공동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의 양성자-양성자 충돌실험 등의 공동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중성미자 진동 현상을 관측한 것과 모든 실험의 자료저장 및 분석을 위한 슈퍼컴퓨터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중요 성과다.

이 시스템은 국가 차세대 연구망인 초고속선도망에 연결돼 있다.

이 연구소는 현재 대구가 과학기술도시로 거듭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양성자가속기 유치를 이끌고 있다.

양성자가속기는 원자의 중심핵을 양성자와 중성자로 나눠 이 양성자를 가속시켜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장치. 양성자가속기가 본격 가동되면 4천6백여억원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유발시키고 다른 첨단산업단지를 잇따라 유치할 수 있는 등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운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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