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 아파트에서 러시아인 2명이 괴한의 총격을 받아 한 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한 명이 중태에 빠졌다.
17일 오후 8시쯤 부산 영도구 영선2동 ㅂ아파트 101동 101호 현관 앞에서 괴한이 러시아 수산물수출입회사인 레기온 직원인 나우모브 와실리(44)씨와 거보즈다 니콜라이 안드레이비치(39)씨에게 권총 2정으로 10여발을 쏘고 달아났다.
괴한의 총격에 와실리씨는 머리에 5, 6발을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으며, 안드레이비치씨는 왼쪽 허리에 2발 관통, 복부에 한 발을 맞는 등 모두 3발을 맞고 인근 해동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있다. 생사여부는 수술이 끝난 뒤에야 판단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 경비원 임모(61)씨에 따르면 총성을 듣고 현장에 가보니 러시아인 한 명은 현관 입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고 다른 한 명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숨져있어 112에 신고했다는 것.
아파트 경비실에 녹화된 CCTV를 확인한 결과 흰색 상의를 착용한 남자 한 명이 러시아인 2명을 뒤따라 들어가면서 소음기가 부착된 권총을 두 손으로 들고 101동 현관 앞에서 안드레이비치씨에게 3발을 쏘고, 이어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와실리씨를 향해 한 발을 쏜 뒤 다른 권총을 꺼내 2차로 쏘고 사용한 권총 2정을 계단 옆에 버리고 달아났다.
현장에서 수거한 권총은 소련제 바이칼 한 정과 사제총기 한 정으로 밝혀졌고 모두 소음기를 부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탄창 2개, 실탄 7발, 탄피 14개, 탄두 한 개 등을 수거했다.
경찰은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다른 러시아인 카르고 포르브(27)씨를 상대로 사고경위를 조사 중이며, 인근 러시아인 밀집지인 동구 초량동 텍사스촌 등지에서 용의자 검거를 위한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사상자가 수산물수출입회사의 직원인 점을 들어 수산물수출입을 둘러싼 이권다툼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추정하는 한편 러시아제 권총이 총격에 사용된 점을 들어 인근 감천항을 통한 총기 밀반입도 조사중이다.
부산.유종철기자 tsch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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