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대표 경선주자 강재섭 의원

강재섭 의원〈사진〉이 사실상 대표경선 출마에 나섰다.

강 의원은 자신의 한나라당 당권 도전은 '포스트 이회창' 시대의 대구·경북의 정치적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4선인 그는 88년 40세의 나이로 13대 국회에 전국구로 진출, 큰 정치적 고비없이 비교적 평탄하게 정치인의 길을 걸어 왔다.

그러나 98년 총재 경선에서 도중하차 하면서 한 차례 눈물을 삼켰다.

이른바 '토니 블레어' 바람을 타고 이회창 전 총재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선배'들의 집중 견제를 받고 뜻을 접었다.

그 바람에 지역에서 "뜻을 세웠으면 두려워 할 게 뭐가 있느냐"는 비난이 쏟아졌고 일부에서는 "온실 정치인이라 별 수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강 의원은 이후 이 전 총재 뒤를 받쳐주며 오랜동안 '잠수'를 해왔다.

그러다 이 전 총재가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연거푸 낙마하고 책임소재를 두고 당이 소용돌이 치자 당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에는 중도에 포기할 수도 없다.

그 자신도 그럴 의사가 없을 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 태세다.

그는 아직 공식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으나 지난 15일 지지자 2천여명을 불러 후원회를 열어 출정식에 버금가는 세과시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조국 근대화와 민주화 투쟁세력이 모여 만든 한나라당은 절대로 무너질 수 없다"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다시 한번 일어서는 계기를 만들자"고 외쳤다.

자신에 대한 다짐이기도 했다.

그가 직·간접 밝힌 출마의 변은 "노·장·청이 함께 하는 당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당이 표를 모으기 위해서는 고이즈미나 토니 블레어 같은 젊은 사람을 내세우고, 이념적으로 균형감각 있는 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살길"이라며 젊은 리더십을 내세운다.

강 의원은 대구·경북을 싹쓸이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몇몇 지역 의원들의 이탈이 불가피해 보이기도 한다.

물론 당 분위기가 경선 무드로 접어들면서 '팔이 안으로 굽을 것'이란 기대도 갖고 있다.

반면 리더십과 카리스마 부재, 비전 부족이라는 비판론도 없지 않다.

또한 지역민들 사이에선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초연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강 의원측은 지금껏 거물과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그럴 기회가 없었을 뿐 이제 본 모습을 하나씩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강 의원의 변신이 주목된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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